아침에 일어나서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버려 본건데, 베스트로 올라왔네요.;;
한 분이 지적을 해주셨지만, 교회에 대해서 잘 안다는 말은 믿음의 깊이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돌아가는 시스템과 특성에 대해서 잘 안다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해외 선교를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계시는 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에서 쓴 글이 아니니 때문에 쓸데없는 말꼬리 늘어잡고 말장난하시는 것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짚고 싶은 것은 한국 교회의 경쟁적인 단기 해외 선교의 문제점과 효용성에 대한 의문 제기 입니다. 제가 다녀온 해외 선교는 온실 속의 편한 선교라고 할 수 있겠죠. 모든 해외 단기 선교가 온실 속의 선교는 아니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해외 단기 선교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싶은겁니다. 정말 해외 단기 선교를 뜻 있게 다녀오고 싶다면, 디카부터 집어 던지고 가십니다. 해외 선교 봉사하는데 디카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한국 교회는 자신들 앞에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합니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에 대들보는 보지 못 한다는 말이 있죠. 고인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한국 교회가 단기 해외 선교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직면한 문제와 해외 단기 선교에 대한 논란에 대해 곰곰히 성찰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의 본질은 꿰지 않으시고 소모적인 말꼬리 잡고 시비 거시는 분들은 말씀은 묵살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단기 선교에 대한 토론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그리고 딱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삐뚫어지게 세상을 볼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것들도 한번 쯤은 포용할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핍박한 무리들을 껴 안으셨듯이..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노력하고 포용하려 한다면 내 진심은 언젠가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원문 ----------------------------------- 필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소위 모태신앙(부모부터 나까지)을 가진 기독교인이다. 유치원도 교회 유치원을 나왔고, 초등학교도 미션스쿨(부활절 챙기고 조회하면서 짧막한 기도에 예배드리고) 중학교도 미션스쿨 고등학교도 미션스쿨... 거기에 대학교까지 신학계열의 대학을 졸업했다.(전공은 기독교 관련학과 아님) 주제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 또래 중에 기독교에 대해서 나만큼 아는 사람도 드물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대한민국 전체를 휩쓸고 있는 아프간 피랍 사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우선 그들이 무사히 석방되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품에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프간 정부가 한국 언론을 주시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그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해외봉사'라는 명목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지만... 그것은 일차적 목적과 부가적 목적에 대한 말장난일 뿐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엄밀히 따져서 하나님을 알리는 해외선교가 주요한 목적이다. 해외 선교를 하면서 봉사는 부가적으로 할 수 있는 목적일 뿐이다. 책받침을 기억하는가? 해외선교는 내가 글을 쓰는 공책이고, 봉사는... 그 공책에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받쳐두는 책받침같은 거라고 할 수 있겠다. 국가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나도 해외선교를 다녀왔다. 해외선교가 말처럼 몇일가서 뚝딱 하고 오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 그 해외 선교를 위해 짧게는 몇개월 많게는 일년도 전부터 계획을 잡고 정확한 국가와 일정이 잡히면 인원을 선별하고 그 인원이 선교 출발 전 몇달동안 준비를 해야 한다. 더러는 해외 선교를 가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는 사례도 흔치 않다. 나는 아직까지도 그 선교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피랍사건을 보고 내가 했던 해외선교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었다. 교회에서 준비를 끝내고 예배를 드린 다음 인천공항을 출발해 출국 수속을 밟고 면세점 구경을 했다. 밤 늦게 해당 국가에 도착해서, 그 곳 선교사님과 만나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예배를 드리고 잔다. 다음 날 일어나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고 선교할 교회를 가서 인사를 드리고 예배를 드리고 그곳 청년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 교회에서 밥을 먹고 나와서 시내 구경을 했다. 숙소로 들어와 내일 진행될 선교활동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후, 저녁을 먹고 예배를 드리고 잤다. 다음 날 일어나 예배를 드리고 아침을 먹고 교회로 이동해 그곳 청년부 사람들과 예배를 드리고 구체적은 선교 계획을 토론하고 연습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오후에 관광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예배를 드리고 잤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예배를 드리고 아침을 먹고 교회로 이동해 동네 아이들을 모아 과자를 주고 운동회를 하고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 모 대학을 이동해 컴퓨터를 기증하고 관광을 하고 저녁 때 어른들을 모아 한달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예배를 드리고 끝나고 숙소로 이동해 예배를 드리고 잤다... 뭐 그런식으로 ... 일정이 이루어지고 그리고 오기 전날에는, 기념품 가게를 들러 공항에 가서 한국에 돌아오고 다시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해산한다. 대다수 교회들의 해외 선교는 위에 얘기한 레파토리로 진행이 된다. 일정의 절반이 예배고, 준비해간 컴퓨터나 기타 자쟤를 기증하는 것, 그리고 동네 아이들을 모아 과자를 주고 그들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주고 교회에 오도록 하는 것, 그리고 20% 정도는 관광이 들어간다. 솔직히 부끄럽다. 저게 한국 교회 해외 선교의 현주소다. 내가 있었던 일정동안, 나는 그들에게 얼마만큼의 봉사를 했던 것을까. 명목상 봉사일 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제대로 된 봉사를 한 적이 없다. 이번에 피랍되신 분들의 싸이 주소를 어떤 분이 올리셔서 내가 가보니 내가 했던 해외 선교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계속 예배... 그리고 동네 아이들 과자주고 예배드리는거... 그리고 관광.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교회가 무분별하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해외 선교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의 순수한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목숨까지 위태로울 만큼 타 종교에 배타적인 국가에 비싼 돈을 들여 선교를 갔고(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분면 봉사가 아니다. 선교가 메인이다.) 그들이 이룬 업적은 무엇이고 지금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국가가 메달려 보고 있는 손해는 얼마란 말인가. 내 친구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난 솔직히 그 사람들한테 협상하는 돈 아깝다. 내가 담배 한갑을 사서 펴도 천원도 넘는 돈이 세금이고, 기름을 넣어도 기름값 절반 이상이 세금이고 과자를 사먹어도 세금이 붙어있고, 이쁜 여자친구랑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도 세금이 붙어있고, 내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 그 무개념한 사람들 구하는데 쓰이게 된다니 짜증난다. 갈 때는, 국가가 그렇게 말려도 하나님 하나님하면서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 들었으면서 이제 와서 그 불구덩이 속에 불이 뜨거우니까 국가에게 꺼내달라고 한다.' 이 얘기 듣고 참 나도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해외선교... 한국 교회가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그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서... 정말 순수하게 해외 봉사가 목적이었다면 자기들 여행경비가 몇 천만원 단위로 지출이 되었을텐데, 굳이 봉사가지 말고, 그 돈으로 구호품이랑 먹을거 사서 아프간 보냈으면 수백명 수천명이 몇달 넘게 행복하게 음식걱정 안 할 수 있는 돈이다. 정말 해외 단기 선교와 봉사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디카부터 집어 던져야 합니다. 후기 - 저는 꽉 막힌 사람이 아닙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알고, 내게 쏟아지는 관심어린 비판과 건설적인 충고에 귀를 귀울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여론에 편승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군중 심리의 희생자도 아닙니다. 답답한 마음에 끄적거려본건데 본의 아니게 선교의 순수한 필요성에까지 주제넘은 발언을 했다고 느낀 분이 있으시다면 오해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선교 자체의 필요성과 순수성 문제를 거론한 적은 없습니다. 자꾸 본질은 짚지 못하시고, 넘겨 짚고 비방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토론할 때 논점 파악도 못 하고 나와 다른 생각에도 귀를 기울이는 예의를 모르는 분들이라면 토론할 가치 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해외 단기 선교의 문제점을 지적한 겁니다. 왜 제가 거론하지도 않은 선교 문제를 도마에 올려 같이 양념해보려고 그러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단기 선교를 시발점으로 장기 선교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동감은 합니다만, 이 역시 논점에서 비교적 벗어난 의견이십니다. 이승엽 선수의 손목 부상과 재발방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승엽은 손목 부상 치유의 과정을 발판삼아 재기에 성공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 할 수 있다는 소릴 하는 것 처럼.. 모든 해외 단기 선교가 나쁘다고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요즘 한국 교회들의 해외 단기 선교는 안타깝게도 그런 경향이 짙다는 제 의견을 피력했을 뿐입니다. 제가 해외 단기 선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제 믿음의 깊이에 대해 운운하며 저를 가르치려고 드시는 것 또한 올바른 기독교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출처 : 국제방
글쓴이 : 독도는한국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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