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직업 가운데서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은 괜찮은 걸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런가.
敎師가 선생님인 거는 다 안다. 교사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선생님이고 그 본래의 뜻이 선생님이다.
醫師는 병원에 가면 선생님이라 카는 이유는 뭔가. 의사면 의사지 의사선생님은 뭔가. 의사를 가르친 선생님은 대학병원 교수이니 대학병원 교수만 의사 선생님인가. 아니다. 아마도 의사는 의술을 환자에게 시술하기도 하지만 의대생들에게 의술을 전수하기도 하기 때문에 스승사를 붙인거 같다.
判事는 법원에 가도 판사 선생님 안칸다. 판사 영감 카기도 하지만... 판사들도 후배들을 지도하기는 하지만 법대생들에게 지도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判師라고 하지 않는다.
辯護士는 옳은 일을 가려서 판별하고(辯) 억울한 사람을 보호해 주는(護) 선비(士)라는 뜻이다. 전문직종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사자는 선비사자가 들어간다.
이건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헷갈린다.
아무튼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나열해 보면
*師(스승사): 醫師(의사), 藥師(약사), 看護師(간호사), 牧師(목사), 敎師(교사), 理髮師(이발사), 美容師(미용사), 料理師(요리사), 寫眞師(사진사)
*士(선비사): 辯護士(변호사), 辨理士(변리사), 博士(박사), 公認仲介士(공인중개사), 會計士(회계사), 看護助務士(간호조무사), 技士(기사), 營養士(영양사), 調理士(조리사)
*事(일사): 判事(판사), 檢事(검사), 道知事(도지사), 집사(執事), 간사(幹事), 감사(監事), 이사(理事)
*기타: '장의사'는 '葬儀社'로 '社'를 씁니다. '대사(ambassador)'는 '大使'로 '使'를 씁니다.
'事(일사)'는 다스린다, 일을 맡다는 뜻으로 쓰이고, '士(선비사)'는 주로 전문적이거나 기능적인 직업의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師(스승사)'의 경우는 스승이라는 말뜻으로부터 교육적ㆍ종교적 가르침을 전하는 '교사'와 '목사'에 쓰이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의사, 약사, 간호사 등의 경우는 전문직인데 왜 '士'를 쓰지 않고 '師'를 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다음의 예를 보죠.
한때 한의사들은 "의생(醫生)"으로 격하되어 불린 적이 있었느데 국민의료법 제정시 "한의사"로 개명하는 과정에서, 양의사들이 "한의사는 '師'가 아닌 '士'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의사들은 이에 반발하는 등의 진통 끝에 결국 '師'를 쟁취했다는 일화에서 알 수 있 듯, '師' '士' 보다 더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간호사는 師를 쓰고 간호조무사는 士를 쓰는 것도 이런 점을 보여줍니다.
의사, 약사, 간호사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기능인(士)이 아니라 인술을 베푸는 직업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의문이 남는 것은 理髮師(이발사), 美容師(미용사), 料理師(요리사) 등은 왜 '師'인가 하는 점인데, "인간의 정신이나 육체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일을 하기 때문"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寫眞師(사진사)는 어떻게 설명할지?
결론은 '士'는 '전문직업인'의 뉘앙스를 갖고 있으며, '師'는 주로 '스승'이나 '의술에 관계되는 일'에 쓰이지만, 이와 함께 기존에 쓰이던 관습까지 혼재되어 일관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요리사(師)는 전통적인 명칭인 것에 반해, '조리사(士)'나 '영양사(士)'는 나중에 생긴 전문자격이라는 점에서 師와 士가 달리 쓰이고 있습니다.
※ '강사'의 경우, 청중 앞에서 강연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는 '講士'이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수업을
가르치는 사람을 가리킬 때는 '講師' (스승의 의미가 포함)입니다.
※ '기사'의 경우, 운전기사 또는 1급·2급 기사를 가리킬 때는 '技士'이고, 관청이나 회사에서 전문
지식이 필요한 특별한 기술 업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가리킬 때는 '技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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