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가족의 단골인 우리동네 병원을 좋아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의원이지만 편의상 병원이라 부른다. 내가 우리 동네 병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 병원이 깨끗하고 두째는 친절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들도 항상 친절하다. 그런데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이 병원의 환자 대기실에는 그 흔한 TV가 없다. 그래서 환자가 많아 대기를 오래 해야 할 때는 시선을 둘 곳이 없어 앞벽면을 바라보며 도를 닦아야한다. 그러기에 환자 중에는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다. "병원이 돈 벌어서 무얼해 환자들을 위해 TV라도 한대 사다 놓아야지" 환자들의 불평을 감수하면서 까지 TV를 설치하지 않는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나는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그런데 우연하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날 친구들과 동네 주점에 술자리를 만들었느데 우리동네 병원 의 X-ray 촬영기사이자 사무장인 병원원장의 동생이 혼자 들어왔다. 나는 그를 불러 앉히고 술자리를 같이 했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끝에 나는 나의 궁금증에 물었다. 그는 주저하다가 묘한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아 그거요. 거창하게 말하면 환자를 위해서고 간단히 말하면 형님이 스타들을 싫어해서지요." 그의 대답은 나의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동석했던 친구들도 관심을 가지고 자세한 설명을 듣고자했다. "글쎄요?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나? 그러니까 소위 스타라는 유명인들이 광고 출연을 하지요. 그런데 그 광고들 중에는 우리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 예컨데 맥주 또는 패스트 훋 등이 있지요. 유명인들이 분별없이 이런 광고에 출연하여 국민들 특히 어린애들로 하여금 패스트훋의 유혹에 빠지게 하고 또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광고에도 출연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약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짓을 합니다. 그래서 저의 형님은 그러한 광고에 출연하여 국민의 건강을 해치게 하는 스타를 싫어하며 이러한 광고를 방송하는 TV는 국민건강을 좀 먹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저의 병원에 TV를 설치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와 친구들은 한 동안 말을 못했다. 우리동네 병원 의사가 대단한 존재로 느껴지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성격이 괴팍스러운 사람 같기도 했다. 친구 중 한명이 웃으며 물었다. "그럼 댁의 형님 댁에는 TV가 없습니까?" "네'" "그럼 TV도 안보고 사십니까?" "가끔 PC로 뉴스는 보시던데요." " 댁의 형님 대단하시네요." 나 역시 우리동네 병원 원장이 우리와는 다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더욱더 우리 동네 병원이 좋다. |
출처 : 문화방
글쓴이 : rainbowchaser 원글보기
메모 : 좋은 의사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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