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누워 자나 서서 자나? 간혹 이런 질문을 받는다. “말은 누워서 잡니까? 아니면 서서 잡니까?” 전화로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무슨 퀴즈놀이이거나 아니면 친구들끼리 내기를 걸고 그 답을 구하는 것 같다. 이 물음에 “말은 누워서도 자고 서서도 잔다.”고 답변한다.
말의 수면시간은 하루에 3시간 이내 동물에 따라 일상생활 중에 필요한 수면의 양은 크게 다르다. 사람은 보통 8시간 자면 족하다. 육식 동물은 대부분 야행성이어서 낮에 주로 잠을 자는데 수면시간은 매우 길다. 고양이의 경우 사람의 두 배인 16시간 정도 잠을 잔다. 주변에 천적이 없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먹이가 주로 고단백 ∙ 고열량인 고기류인지라 한번 식사를 한 후 장시간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식 동물은 수면시간이 매우 짧다. 특히 말의 하루 중 수면시간은 3시간 이내다. 덩치는 큰데 영양가 적은 풀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많이 뜯어 먹는 수밖에 없다. 방목 생활을 하는 말은 하루에 15시간 이상 목초지를 배회하며 풀을 뜯어 배를 채운다. 그렇기도 하지만 장시간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포식 동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과 경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습성이 남아 인간에 의해 보호 관리되는 말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 마사에서 관리되는 말을 관찰한 결과 하루 24시간 중 19시간 15분간은 깨어 활동했고 2시간은 졸기는 했지만 반은 깨어 있는 상태였다. 또 2시간은 선 상태에서 수면을 취했고, 45분간은 누워서 깊은 잠을 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정말 잠을 자는 시간은 3시간 이내로 짧다. 잠을 자는 중에도 인기척이나 다른 소리 등에 놀라 자주 깨어나 주변을 살피고 다시 잠을 청하는 형태며 보통3~5분 만에 한 번씩 잠에서 깨어나는 토막 잠을 잔다.
말은 밤이 깊은 시간에 누워 자지만 서서도 잘 잔다. 말이 정상적으로 누워 자는 시기는 밤이 깊은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이 누워 자는 모습을 볼 적은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말은 서서만 자는 동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실제로 말은 서서도 잘 잔다. 사람은 훈련되지 않으면 서서 자기 힘들다. 잠이 들면 관절이 스스로 굽혀져 넘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의 다리는 해부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잠을 자면서도 무릎이 굽혀지거나 다리가 비틀거리지 않도록 되어 있다. 즉 말의 다리 관절에는 특수한 인대가 발달돼 있어 다리 관절에 자물쇠를 걸듯이 관절을 고정시켜 놓으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이것이 풀리지 않아 네 다리로 서서 잘 버틸 수 있다. 그래서 말은 서서도 잘 수가 있는 것이다.
말이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말이 오랫동안 누워 잠을 계속 잔다거나 일어나지 않으면 그 말이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한 시간 이상 누워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면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과로이거나, 질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마차를 끄는 말이 많았는데 하루 종일 일이 고되고 힘들어서 저녁이 돼 마구간에 들어가면 누워서 코를 골며 잠을 잘 뿐만 아니라 아침이 돼도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다리도 아프고 몸도 피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꾀를 부리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일어나면 또 끌려 나가 하루 종일 고된 마차 노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주인은 아예 누워서 자지 못하도록 보정틀 같은 것을 만들어 그 안에 선 채로 말을 재운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좀 가혹한 얘기로 들리기는 하지만 마차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의 심정도 이해는 간다.
============================================================================================ 이글은 KRA 사보 굽소리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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