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의사와 의대생의 글입니다.

봄돌73 2008. 1. 1. 00:44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142910

이 글의 아랫부분은 전에 퍼왔던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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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떤 분께서 올리신 글 저장한 내용입니다. 참고하시길

 

 

지금 민영화 논란이 공기업부터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는데 민영화는 철저히 공익성을 배제합니다. 의료, 교육, 철도, 체신 등엔 효율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이 공존합니다...효율성과 수익성만을 놓고 본다면 세금은  뭐하러 냅니까? 그것이 사회입니다. 한 사람이 덜 편하면 한 사람이 더 편한 세상.. 효율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험사와 기업같은 이득의 편중을 낳습니다.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그 이득이 분배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민영화는 답이 아닙니다. 그건 고등학교 경제서적에도 나오잖아요.

노동과 기업과 정부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정 부가 정부 역할 제대로 못한다고 그걸 기업으로 넘기자는 논리는 앞 뒤가 전혀 맞지 않아요. 공기업의 문제는 관료조직의 문제입니다. 특히 상층부...정부가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하고, 내부 투명화에 노력하고,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을 손질하면 되지만 그걸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걸 비판하고...변화를 요구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번 예산 편성안 보십시오. 조중동이 이야기하듯 철밥통들 온갖 욕해서 이제 공무원 구조조정한다고 합니다. 말로는 인원수는 줄이지 않는다는데 그건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만..문제는 통폐합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이고..주로 복지 예산쪽으로 1조를 줄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활동비나 기타 예산안은 5천억이 늘었습니다.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철밥통 욕한다고 우리가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그 밥그릇을 늘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기업을 민영화 시키면 국민들이 편한 세상이 옵니까? 패덱스마냥 이익은 기업들이 보고 그 피해를 서민들이 보라는 건가요? 미국 동부 정전 사태처럼 그 피해를 국민이 보라구요? 그나마 남아있는 공익성마저 무너지면 대도시는 기업간 경쟁으로 단기적 이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는 그런 이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대부분의 지역 서민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그렇게 민영화가 좋으면 차라리 정부를 기업에 넘기라고 하십시오. 시민에게 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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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민간의료강화에 대해 논란이 큰 현 시점에서 그냥 시간나시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 의료나 의보체계에 대해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시는게 꽤 많더라고요. 제가 아는 몇가지만 써보겠습니다.



1.유럽(서유럽과 북유럽)은 치료비가 공짜이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본 인부담금-병원에 가서 본인이 내는 돈-은 공짜입니다. 하지만 대신 (국가)의료보험료를 내죠. 보통 gnp대비 10%정도입니다만 이 10% 중에 10%는 사보험에 관련된 비용이고 국가보험은 90% 즉 gnp 대비 9%입니다. 2006년 기준으로 영국,프랑스,스웨덴의 gnp를 대충 4만불로 치면 3200불정도가 국가의료비죠. 1인당 300만원정도이니 남편,아내,자식 2명인 가정이라면 1200만원 정도 됩니다. 즉 한달에 100만원 꼴이죠.

 
물 론 이를 우리나라 소득 2만불과 비교하면 600만원, 즉 월 50만원 수준이되지만 노인(65세 이상)과 어린이가 무료라는 것을 생각하고 선진국은 (초)고령사회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이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물론 가족을 구성하지는 않지만 의료보험료를 내지않는 사람을 포함해야하니까 가족으로 표현하면 부모와 시부모(부모와 처부모) 4명을 더해야 하니 70~100만원수준으로 보는게 옳겠습니다.



2.미국은 보험제도가 없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보 험제도는 있지만 국가보험제도가 없습니다. 국가가 보장하는 사람은 있는데 이건 국가가 고용한 즉 공무원,군인, 그리고 극빈자입니다. 즉 일반인은 개인이 사적보험에 들어야 보장이 됩니다. 그런데 좀 우습게도 의료비가 gnp 대비 15%(1조7000억달러=1600조원=국민 일인당 600만원)가 넘습니다. 유럽식의 국가의료보험제도보다 더 많은 의료비가 소모돼죠. 아마 개인회사가 보험을 관장하니 그런듯 합니다. sicko를 보니 보험회사 CEO중 1년에 1억불 이상을 받는 사람도 있으니 보험회사의 수입까지도 생각해야 하니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여 하튼 개인보험에 가입해야 보장을 받는데 그게 우리나라보다 예외조항이 더욱 많아서-우리나라 사보험이 그러듯이- 비싼 보험에 들지 않으면 그리 도움이 안됩니다. 미국 1인가족 평균 보험지출이 년 11000불(1000만원), 즉 월 950불(90만원)이고 의료보험에 들지 않는 사람을 빼면 가장 기본적인 의료보험이 치과보험 400불 포함하여 월 1100불(100만원)이고 이 보험은 보장이 약해서 흔히 말하는 맹장수술을 받는다 치료비 15000불(1400만원)정도에서 본인부담금이 3000불(270만원) 정도 됩니다.
 
만일 보험에 들지 않으면-미국인의 1/4인 8400만명이 의료보험에 들지 못했음- sicko에 나오듯이 손가락 하나 붙이는데 6만불이죠. 1만2천불로 나온 손가락은 완전히 잘리지 않은 손가락입니다. 그렇다면 아마 확실하지는 않지만 엄지는 특성상 10만불이 넘을듯 합니다. 우리나라는 수지접합 시 수술비의 본인 부담금만 따지만 14만원입니다.(모든 손가락이 동일합니다.) 단위가 달러와 원이라는 것만 빼면 비슷할 정도죠. 미수다를 보니 윈터씨는 독감의로 14일 입원했는데 치료비가 4500만원 나왔다 하더라고요.(정말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입니다.) 
 
어 떤 분은 자기가 유학생인데 연간 의료보험비는 1600불(150만원)정도만 냈다는데 이것 또한 사실입니다. 미국은 사보험이기 때문에 유학을 올 만큼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적은 보험료를 청구하죠. 의료비의 대부분은 10세 미만과 60세 이상에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35살되기전에 병원갈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들이 젊을 때 걸릴 수 있는 혈액암이나 자궁경부암 등에 걸렸거나 고국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면 유학도 안 오고 설사 왔더라도 보험가입은 안돼죠. 이도 1인당 금액이지 부인과 아이가 함께 하면 그 숫자만큼을 곱해야 합니다. 즉 자기,부인,아이1명이면 5400불(500만원) 정도 나온다 이 뜻입니다. 취업을 하면 기업에서 보험형태로 의료비를 지원하는데 작년 기준으로 1인당 년간 6620불이였습니다. 이것이 봉급에 포함되지는 않더라도 기업에서는 고용비용으로 계산하기는 하겠죠.
 
더 재밋는 사실은 개인보험임으로 소득이 비슷한 사람끼리 분류되어 소득이 다르면 다른 보험에 들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끼리 부자는 부자들끼리 보험에 들게 됨으로 치료받는 병원도 보장되는 범위도 각각 다릅니다. 더욱이 가난할수록 더 아프고 아플수록 더 가난한 법이라 보험은 더욱 양극화되게 됩니다.



3.유럽의사는 공무원이다. 그래서 a)불친절하다. b)실력이 없다. c)진료받기 힘들다. d)돈을 못 번다.



a), b)는 거짓입니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불진절하거나 실력이 없지는 않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의식을 가지고 치료를 하는데 그럴리 있겠습니까? 단지 몇 몇 과-예를 들어 성형외과, 흉부외과-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미국으로 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기 있는 성형외과와 제일 인기없는 흉부외과가 다들 미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물론 미국에서는 두 과가 매우 수입이 높기 때문입니다.)



c)전문의에게 진료받는데는 예약기간이 좀 길기도 합니다. 예전에 미녀들의 수다에서 나온바로는 전문의에게 치료받기 위해 5년도 기다린 사람이 있다군요. 하지만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라면 바로 되기 때문에 불편한 문제지 목숨이 갈리는 경우는 드뭅니다. 미국처럼 돈이 없어 병원을 아예 못 가는 것보다야 훨씬 좋죠.



d) 이것도 미국에 비교해서 그렇지 개인적으로 전 우리나라보다 많이 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서 일반의-즉 전문의과정(1+4)를 받지 않고 의대만 졸업한-의 연봉이 18만불정도 합니다. 즉 월급으로 1500만원수준이죠. 하지만 나중에 은퇴하면 연금-평균봉급의 75%수준-이 나오고 개업시 드는 비용-우리나라는 현재 보통 5억은 넘습니다-이 없으니 괜찮을 듯 합니다. 우리나라로 소득인 2만불로 환산하여 의대를 졸업하고-군대 합쳐서- 29살부터 55세정도까지 주 35시간 근무하고 750만원 받고 55세에 은퇴해서 530만원정도 죽을 때까지 받는다면 우리나라 의사보다 못하다 말하기는 힘들죠.
 
우 리나라는 전문의와 펠로우과정을 거쳐서 36살 정도에 취업하면 과마다 매우 다르지만 일반외과는 1000만원정도 내과는 700만원 정도 받지만 55살정도에 은퇴해버리면 그 후에는 수입이 없는 걸 비교하면 저 같으면 그냥 유럽처럼 국가 공무원으로 살다가 은퇴하고 노후를 편하게 보내는게 더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유럽처럼 1년에 2개월은 장기휴가이고 주중 35시간만 일할 수 있다면 더욱 좋죠.



4.외국의사는 보통 전문의를 안 딴다.



맞습니다. 보통 의사의 2/3 이상은 일반의입니다.



5.수술비의 대부분은 의사의 수입이다?



아 닙니다. 좀 심한 예이지만 경피적경혈관관상동맥확장술(PTCA)가 있는데 관상동맥이란 심장에 피를 보내는 혈관이고 그 혈관이 막히면 심장이 멈추니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막힌 혈관을 뚫고 거기에 작은 스탠트를 삽입하게 되는데 시술비(수술비)가 보통 300만원정도 됩니다. 그런데 혈관을 따라 스텐트를 삽입하는데 이용하는 철사가 있는데 이게- 기억이 확실하지 않아 대충 말하면- 몇십만원입니다. 그리고 그 스텐트가 250만원 정도이죠. 그럼 의사가 받는 의료행위에 대한 시술료는? 16만원입니다. 정말 돈은 제약회사-이런 의료도구도 제약회사가 많이 만듭니다-가 버는거죠. 만일 시술 중 막힌 곳을 하나 더 찾아서 스텐트를 하나 더 삽입하면 시술비가 확 오르겠죠? 보호자들도 흥분하겠죠? 그러나 시술료는 16만원 그대로입니다. 다행히 요즘 2개까지-한번에가 아닌 죽기 전까지- 보험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6.(일반)외과의사들이 힘든 줄 알겠다. 그러니 치과와 성형외과에서 돈 줄이고 외과의 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올리면 될것 아니냐?



불 가능합니다. 치과와 성형외과가 돈을 잘 버는 이유가 바로 치료에 정해진 수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 들리십니까? '국가에서 돈을 안 주는데 왜 돈을 잘 벌지? 국가가 돈을 줘야 더 좋은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미국도 아니고 유럽도 아니라서 의사는 공무원도 아니지만 국가의 관리하에 있습니다. 즉 국가가 국민건강에 필수적이다 본 의료행위는 그 비용을 결정하여 그 이상을 받는 것을 금지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게 되는 맹장수술은 본인부담금 13만원-정확하지는 않지만-으로 결정해 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쌍꺼플은 없어도 죽지 않으니 그냥 알아서 받으라하면서 국가가 간섭하지 않으니 50만원~300만원까지 제 각각으로 받는 것입니다.



제 가 위에서 수지접합시 수술료를 비교해 드렸듯이 미국은 개당 보통 약지가 5000만, 엄지는 1억원을 넘는 반면 우리나라는 14만원입니다. 물론 모든 비용을 다 합치면 미국이 엄지라면 1억 5천만원 이상일 것이고 우리나라는 500만원 정도 들긴 하겠죠. 그래도 너무 차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간단히 말하면-미국은 사보험체계임으로 수술이 얼마나 어렵냐에 근거해서 비용을 책정하고 우리나라는 (준)국가보험체계임으로 치료가 환자의 생활에 얼마나 필요하냐로 금액이 책정됩니다. 즉 손가락은 상꺼풀보다 국민의 삶을 영위하는데 훨씬 중요함으로 그 치료금액을 국가가 강제하여 그 이상을 받는 것을 불법으로 정하고있는 것입니다. 손가락이 잘리는 사람은 CEO일 확률보다 단순노동자일 확률이 높고 그러면 가난할 확률이 높으니 그 금액을 낮게 책정하여 돈이 없어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한 것입니다.



사실 매우 좋은 의도입니다만 세상의 모든 악은 선의에서 출발했다는 경귀도 있듯이 현실에서는 국가의 의도와 다르게 환자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수지접합술은 매우 어려운 시술이기 때문에 14만원을 받게 되면 완전히 적자로 돌아섭니다.(아마 140만원도 적자일 겁니다) 따라서 성형(정형)외과의사들이 재건성형을 기피하고 미용성형으로 돌아섭니다. 그 결과 수지접합을 하는 병원이 줄어들어 환자가 제 시간에 수지접합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예중 하나가 심장이식수술입니다. 심장이식수술시 드는 비용에 훨씬 못 미치는 보상을 받는 것을 강제 함으로서 우리나라의 국립대들도 심장이식 수술을 기피하게 되고 결국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서울대병원-그래도 최고의 기관이니 연구목적으로라도 함-과 다른 병원-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하나 더 해서 두군데서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7.유럽식이 좋다? 미국식이 좋다? 여하튼 한국식이 최악이다?



생 각하기 나름입니다. '난 보험료가 세상에서 제일 아깝다. 10원도 내기 싫다'라고 생각하시면 미국식을 주장하십시오. 단 엄지가 잘리면 1억원, 5개 다 잘리면 4억원 이상을 쓸 각오를 하시던지 아니면 최소한 손가락 없이 살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정반대로 '의료,교육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옳다. 이것은 천부인권이다.'라고 생각하시면 유럽식을 주장하십시오. 영국은 병원비가 공짜인것도 모자라 병원에서 집에 갈 차비도 줍니다. 단 월급에서 최소 50만원 정도는 의료보험료를 각오해 주십시오. 우리 국민 모두가 각오해 주시면 유럽식이 미국식보다야 훨씬 인간적이기는 합니다.
 
한 국은 2006년 기준으로 gnp대비 6.3%정도가 의료비입니다. 그 중 국가의료비가 3.3%이고 사보험이 3%입니다. 우리나라가 2만불이니 660불 즉 1인당 60만원 정도가 국가의료보험에서 지출됩니다. 만일 4인가정이라면 월 20만원꼴입니다. 혹시 이글을 읽는 분이 난 20만원 안내는데 평균 이하로 내는군 생각하신다면-대부분이실텐데-이는 먼저 소득수준에 따라 차별하기 때문이고 우리나라 의보재정이 적자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와 의사를 욕하셔도 좋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우 리(국민)는 의료보험료를 보험운용에 필요한 금액보다 덜 내면서도 의료해택이 적다라는 둥, 의료보험이 적자라는 둥 난리를 피우고 있는 것입니다. 여하튼 국민이 볼 때는 욕나오는 의료보험료지만 나름대로 최대한 쥐어짜면서 국민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돌려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년기준으로 암치료비용이 21조가 들었는데 11조는 국가보험에서 10조는 개인부담-사보험포함-에서 부담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내는 의료보험료에 비해 훨씬 양질의 보장을 받고 있는 편입니다.

 
8.난 병원도 안다니는데 국가는 의료보험비를 어디에 쓰길래 적자냐?
 
 
 
2006 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평생의료비는 7734만원입니다. 평생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지원하는 금액은 4973만원,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2761만원(법정 본인부담금 1,694만원, 건보 미적용 본인부담금 1,067만원)입니다. 문제는 중 10세까지 664만원, 11∼20세 236만원, 21∼30세 329만원, 31~40세 417만원, 41∼50세 637만원, 51∼60세 1,126만원, 61∼70세 1,903만원, 71∼80세 2,422만원을 쓴다는 것입니다. 즉 50세 넘어서 드는 돈이 5500만원 정도로 대부분의 의료지출이 장년이 지나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젊은 분들은 지금 병원에 안다니신다고 의료보험료에 대하여 너무 분노하시지 않았스면 합니다.
 

9.난 국가의료보험에서 받은거 하나 없다. 도움이 됐다면 사보험에서 받았다.



이 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면 국가의료보험은 재화의 속성상 공유자원에 속하고 사보험은 사유재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재화의 구분에 대하여 약간 설명하면 재화에는 공공재,사유재,자연독점,공유자원이 있습니다. 이중 배제성-내것,너것이 구별되는가-과 경합성-내가 쓰면 줄어드는가-이 모두 있는 것이 사유재이고 모두 없는 것이 공공재, 배제성은 없으나 경합성이 있는 것은 공유자원입니다. 즉 국가보험처럼 내것,너것은 구별 안돼나 쓰면 줄어든는 공유자원은 항상 과소비의 위험이 있습니다.(이를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부름니다.) 여하튼 국가보험은 개인에게는 항상 손해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아플 때 국가가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개인보험에서 지불해 주는 것은 왠지 이익보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만 국가보험은 당신이 내는 금액의 120%이상을 돌려주고-적자이니까- 개인보험은 2006년 기준으로 민영의료보험 시장규모는 '8조4천억원'이고 보험 지급율은 68.6%입니다. 남은 31.2%는 기업의 경비와 이익입니다.



10.시끄럽다. 다 정부와 의사가 문제다.



(정 말 시끄럽게 느껴지면 이 단락은 안 읽으셔도 �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나라 정부,특히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국민이 납부하는 의료보험료에 비해 많은 해택을 베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정히 말해-사실 제가 얼마나 공정할까 스스로 의심이 들기는 합니다만- 우리나라 정부는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의도를 이해해주지 않기 때문에 점점 미국식-즉 국민을 사보험에 맞기는-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것 정부는 의사와 전쟁을 불사하면서 최대한 수가를 낮추어 왔습니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정부는 해주는 것은 하나 없이 쥐어짜기만 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어떻게 정부가 의사를 쥐어 짜냐고요? 바로 낮은 수가를 많은 노동(진료,수술)으로 보전시키는 방법입니다.



먼 저 국민인구당 의사수는 우리나라는 2005년 기준으로 1000명당 1.6명이고 영국은 2.4명, 프랑스,덴마크,스웨덴은 3.4명이고 미국은 2.4명입니다. 즉 인구당 의사 수가 적죠. 하지만 2005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찰을 받은 회수는 국민 1인당 연 11.8회로 OECD 회원국 평균 6.8회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또한 2003년 기준으로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입원일수도 13.5일로 OECD 회원국 평균 9.9일 보다 많았습니다. 즉 우리나라 의사는 OECD평균 의사 수의 절반으로 OECD 평균 2배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니 개인당으로 보면 4배의 진료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소득수준을 환산해서 비교시 수입은 미국의 1/4,일본의 1/2, 유럽의 1/2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의사가 4배의 진료를 보고 4배의 입원환자를 받아도 수입은 현재 가장 적습니다. 즉 같은 의료행위에 대한 수입이-물론 대충 계산한 것이지만- 미국의 1/8, 일본과 유럽의 1/4에 불과하다 이 뜻입니다.
 
물 론 우리나라 의사는 대신 두배로 환자를 많이 진료, 더 정확히는 과잉진료로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 환자가 너무 과잉-경제학 논리로는 진료비가 적정가격 이하임으로 불필요한 수요가 많음-진료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사의 수입이 적은 것입니다. 즉 정부는 의사에게 낮은 수가로 많은 진료를 보게 함으로서 의사의 수입을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 의사가 외국의 의사처럼 친절히 상담하면서 진료를 보면 망하게 하여 의사에게 과도한 노동과 불친절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의사를 불친절하다고 욕하죠. 의사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악인이 아닌 이상은 그럴리야 있겠습니까? 단지 과도한 노동이 이들을 불친절하게 만들죠.
 
 
 
특 히 의사를 만나는 것은 우리나라가 가장 쉽습니다. 미국은 비싸서 못 만나고 유럽은 기다리기 지쳐서 못 만납니다. 즉 손가락이 짤렸을 때 미국에서 의사를 만나려면 2억을 준비해야 하고 유럽에서는 예약을 기다려야 합니다. 공무원이기 때문에 시간 외로 나와서 근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1.그럼 의사 많이 뽑지 그러냐. 의사 정원수 증가는 의사들이 반대한 것 아니냐?



맞 습니다. 의사 정원수 증가는 의사들이 반대하죠. 하지만 현 보험 체계에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미국식처럼 간섭하지 말던지 아니면 유럽식으로 공무원으로 고용해주라는 의미입니다. 의사도 주 45시간 근무하고 하루에 환자 20명정도 보고 야근하면 초과수당 받고 산다면 다들 찬성하리라 봅니다.





12.대학병원은 돈 많이 번다.



이 건 절대 아닙니다. 대학병원은 항상 적자입니다. 전국에서 대학병원 중 흑자인 곳은 2군데-한군데는 전남대학교병원-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만일-사실 불법에 가깝지만-매점과 식당과 무엇보다도 장례식장이 없다면 대학병원들 다들 문닫습니다.



13.작년에 병원(의원포함)중 5.3%가 망한지는 알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도 그렇지 않나?



우 리나라 작년 제조업 부도율은 2%입니다. 그러니 2.5배 정도 돼죠. 그러니 부도율이 적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억울해 하는 것은 부도가 난 이유 중 많은 부분이 국가의 간섭때문이라는 겁니다. 차라리 유럽처럼 국가가 고용해 준다면 좋겠는데 우리는 병원에 대한 시설투자는 의사본인이 하면서 그 운용은 국가가 제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사와 국가와 요즘 사이가 안 좋죠.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그런 국가가 미국식 의료체계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4.의료개방해서 질 나쁜 의사들을 퇴출시키자.



하하, 이 논리가 제일 엉뚱하죠. 의료개방이 되면 실력있는 미국의사가 몰려와 자유경쟁을 하게 됨으로 의료비도 낮아지고 의료의 질도 오를 것이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평소에 많이 생각이 부족하시구나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왜냐고요?
 

의 료개방의 본질은 우리나라시장에 미국의사가 유입되는 것이 아닌 미국시장에 우리나라의사가 유출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첫째 미국의사가 우리나라의사보다 더 많이 법니다. 노동의 유출입은 노동비용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하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나라의사가 미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둘째 미국의 의사가 한국어를 구사할 확률보다 우리나라의 의사가 영어를 구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수술만 하는 전문의사를 제외하고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기본적인 문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셋째 미국은 사보험체계이고 우리나라는 국가보험체계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의사는 미국에서 이민가 진료해서 미국의 의사처럼 수지접합수술에 1억원을 받는다면 '오케바리~!!'하며 즐거워 날뛰겠지만 미국의 의사는 우리나라에서처럼 겨우 14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면 울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뜻입니다.



물론 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특별한 병원이 세워지고 거기에 미국의사들이 조금 오기는 하겠죠. 하지만 그 비율은 미국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 의사수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리라 봅니다.



의료개방에 미국정부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즉 의료개방은 우리나라가 거부한게 아니라 미국이 거부한 사항입니다.
 
 
 


16.요즘 폐지 논란인 당연지정제가 어떤 뜻이냐? 난 잘 모르겠다.
 
 
 
당 연지정제라는 계념은 국가가 의료보험을 '모든 의료기관'에 강제한 것입니다. 즉 국가가 의료보험 가입을 '모든 국민'에게 강제하듯이 모든 의료기관은 '국가가 만든 건강보험'만을 계약해야된다고 강제해 놓은 법입니다. 따라서 현행법에서는 의료보험이 돼는데도 환자에게 본인부담을 지우는 행위도 불법이고 치료행위시 환자가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행위도 불법이고 환자가 왔는데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 역시 당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이 행위들이 불법이 아닙니다. 
 
 
 
17.당연지정제 폐지가 왜 문제인가 모르겠다.
 
 
 
바 로 일어날 문제는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지금의 모든 국민이 모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대전제가 무너집니다. 즉 어떤 국민은 어떤 의료기관을 사용할 수 없고 어떤 국민은 어떤 의료기관만을 사용해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A.I.G에서 어떤 의료법인과 계약해서 최고 수준의 병원을 개설했다고 가정합시다. 그 병원은 의사가 환자에게 30분씩 면담가능하고 모두 친절하게 모십니다. 단 이 병원은 A.I.G와 개인당 월 200만원씩 받는 특별한 보험에 가입해야만 보험이 가능합니다. 즉 국가보험에 들었다느 이유로 이 병원에 보험이 되지 않는 다는 뜻입니다. 즉 A.I.G에 가입하지 않는 이상은 미국식 비용을 써야 이용이 가능합니다. 결국 쉽게 말해 상위 1%를 위한 보험을 만들어 팔고 그 보험을 산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생기는 것이죠. 그러니 지금 모든 국민이 모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현재의 의료권에서 누리는 최소한의 평등이 무너지게 됩니다.
 
 
 
다음으로는 당연지정제 폐지가 '아마' 국가의료보험의 붕괴로 이어지리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의료보험이니 국민연금이니 치를 떠시지만 진짜 치를 떨 사람들은 서민들이 아닙니다. 부자들입니다.
 
 
 
"국가보험은 특성상 국민전체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국가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원칙에 맞게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즉 1억버는 갑돌이에게 백만원을 쓰는 것보다 백수인 을순이게 백만원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임으로 부를 재분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 를 들어 국민연금은 월 소득이 1억을 버는 사람에게 1000만원을 받고 월소득이 100만원이 사람에게 10만원을 받은 후 노후에 1000만원씩 낸 사람에게는 500만원만 10만원씩 낸 사람에게는 50만원을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당연히 부자가 싫어하죠. (하지만 제가 볼 때 우리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싫어하는 듯 합니다. 재정고갈 등의 이유는 핑계가 안 됩니다. 그건 고쳐야 할 점이지 근본 문제는 아닙니다.)
 
 
 
이 이야기의 주제인 의료보험은 부자들이 국민연금보다 더 싫어합니다. 국민연금은 그래도 1000만원이면 500만원을 돌려받지만 의료보험은 내가 얼마를 내든 의료보험료를 만원을 지불하는 사람과 '동일한' 보장을 받습니다. (이 이유가 이명박이 국민연금은 정상적으로 내면서 의료보험은 1만3천원만 낸 이유인 듯 싶습니다.)
 
 
 
본 론으로 들어가서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부자들이 의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할 근거가 없습니다. 왜냐면 위에 나온 고급병원은 국가에서 의료행위에 대해 보상받지 못하기 때문에, 간단히 말해 의료보험공단에서 10원도 안 받기 때문에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자에게는 의료보험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럼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바로 의료재정의 악화입니다. 지금도 재정고갈이네하면서 말이 많지만 당연지정제 폐지후에는 의료보험이 유지되지가 않습니다. 즉 지금 의료보험재정의 상당부분을-정확한 비율을 모르겠습니다.-부담하는  상위 10%가 의료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의료보험은 악화됩니다.
 
 
 
(제 가 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잘 모르므로 소득세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소득세 내는거 싫어하는 분 많으시죠. 하지만 부자들은 더 싫어한답니다. 우리나라 2005년 기준으로 상위 0.9%가 전체의 24%를 내고 상위 5.2%가 46.7%를 상위 10%가 77%를 냅니다. 즉 상위 5%가 전체 소득세 징수액의 1/2을 상위 10%가 3/4을 내고 있다 이 뜻입니다. 감세주장하는 분들은 다시 한번 잘 판단해 주십시오.)
 
 
 
만 일 지금 상위 1%가 의료보험료의 10% 정도를 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그들이 의료보험에서 이탈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다. 재정이 악화되죠. 그리고 차상위(예를 들어 1~5%)가 또 이탈하겠죠? 결국 당연히 의료보험은 붕괴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미국식의 신세계가 열리겠죠. 부자는 호텔같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가난한 사람은 잘린 손가락에 무덤이나 만들어 주게 되겠죠.
 
 
 
18.말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하 지만 이 일은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정말 우수한 제도입니다. 물론 고쳐야 할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비보조같은 선심행정으로 낭비하는 돈이라든지 오히려 백혈병같이 돈이 많이 드는 병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는 점 등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는 고쳐나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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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곧 졸업할 의대 학생입니다. 현직은 아니니 글의 세세한 팩트에 너무 기대하지 마십시오.(이상한 거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고치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정부부처 요인도 아니고 확실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성한 건 아니지만 이쪽 업계 종사 예정자(내년 3월부터 출근할 듯)로서 주워들은 게 좀 있어서 이 기회에 좀 말해볼까 합니다.

원래 의갤에서 몇 번 써서 올렸는데 그건 동종업자 대상이라 외부인 보기에 너무 어려울듯하여 다시 썼습니다. 길게 써놨지만 맨 뒤에 정리했으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읽어주십시오. 귀찮으면 그것만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기본개념정리부터 하면

※ 건강보험 :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험상품.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임.

※ 민간보험 : 'AIG 띠링띠링' 요런 거. 자유롭게 계약, 가입, 지급됨.

※ 당연지정제 :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이라는 보험'만' 계약해야 된다는 법. 강제임.

※ 보험가입 : 환자이자 고객인 사람이 보험회사에 매달 돈 내고 회원이 되는 거.

※ 보험계약 : XX병원이 보험회사랑 계약하는 걸 말함.
(병원이 보험사랑 계약하는 거, 환자가 보험사에 가입하는 거, 요 두 가지 헷갈리지 마십시오. 이거 헷갈리기 시작하면 머리 아픔.)

※ 지급률 : 보험사가 가입자한테 다달이 걷은 돈 중에 일 터질 때마다 치료비로 쓰라고 돌려주는 비율. 100에서 이거 뺀 나머지가 보험사 수익률이 됨.

※ AIG : 너무 큰 보험회사. 돈 매우 많으며 우리나라 넘실거리는 보험전문회사.

※ 삼성 : 모두가 아는 삼성 맞음.

※ 의료산업화 : 의료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서 경제 좀 살려보겠다는 정책.


건강보험이란 게 머냐하면 자동차 보험, 화재보험… 그런 거랑 비슷합니다. 의료비라는 게 원래 매우 많이 비싸서 병 걸리면 돈이 억수로 많이 드니까 평소에 여러 사람이 모아서 일 터졌을 때 병든 사람한테 몰아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건강보험이 있는데 우리나라 건강보험시장은 딱 하나, 바로 건강보험공단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으로 칭함)이라는 상품만 써야됩니다. 강제이기 때문에 다른 건강보험상품은 사용하지 못합니다.

두 가지 면에서 강제인데

첫째는, 동네 점방병원부터 삼성, 현대아산병원까지 모두 다 건강보험과 계약을 해야 되며 이걸 "당연지정제" 라고 합니다.

둘째로, 모든 국민들, 이건희부터 길바닥 노숙자까지, 건강보험에 자동가입해야 됩니다. 전 국민 의무가입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 가입한다고 보면 됩니다.

건강보험을 나라에서 하나로 강제하는 이유는

일 단 이것이 의료시장의 특성상, 워낙에 정보가 부족하고 파는 쪽(삼성, 병원, 의사 등등)이 구매하는 쪽(국민)을 속여먹기 쉬워서 그냥 시장에 내버려두면 많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없는 사람들은 더 털리기 쉬워서 더 손해고, 그런 연유로 정부가 가격관리차원에서 하는 게 있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지급률이 높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미국 의료보험사들 지급률이 30% 될까 말까 합니다. 즉, 보험가입자들한테 다달이 걷은 돈이 100억 이라면, 병 걸리고 병원 가고 할 때 나눠주는 돈이 30억이라는 겁니다. 나머지는? 관리비랑 잡다한 거 빼고, 보험사(삼성, AIG)가 이윤으로 돌아갑니다. 아깝지 않나요?

반면에 현행 건강보험 지급률은?

지금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네 적자네 하지만 지급률이 90%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걷은 대로 전부 돌려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하는구나… 하면 됩니다.

아 무튼, 나라에서 하는 이 보험이 우리에게 참 좋은 제도인 게 우선은, 우리가 병나도 크게 부담 안 되게 목돈 만들어 준다는 거랑, 둘째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급률이 참 높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는 민간보험 잘 굴려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효과입니다.

이 두 가지 말고 장점이 더 있는 게 바로 "소득에 따라 걷어서 필요에 따라 쓴다"는 겁니다. 사실 이게 건강보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혜택이며 또한, 건보붕괴로 가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중요합니다.

건강보험에서 보험료 걷을 때는 소득에 따라 걷기 때문에

 - 한 달에 1억 원씩 버는 사람은… 300만 원 내고
 -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사람은… 3만 원 내고 (실제로 완전 가난하면 아예 안 내기도 함)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아파서 병원비로 쓸 때는 필요에 따라 쓰기 때문에

 - 병원 안가는 사람은 혜택 볼일이 없고
 - 병원 자주 가는 사람은 무지하게 혜택을 봅니다. 일 년에 천 번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추가비용 없이. ->>사실 없는 사람들이 아플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저소득일수록 혜택이 커짐

정리하면, 결국 건강보험의 여러 가지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건 "부자들이 돈 걷어서 없는 사람들 병원비 내주는 시스템" 바로 이겁니다. 소득의 재분배 효과.

소 득 상위 5% 가입자가 내는 돈이 아픈 사람들이 쓰는 전체 재정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돈 많이 내는 사람들, 아마 거의 건강보험 혜택 볼일 없을 겁니다. 아주 속이 타겠지요. 돈은 매달 수백씩 꼴아 박고 병원 갈 일은 없으니…

그런데 이런 부자들이 싫어할만한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박통이 북한 견제하느라 시작한 것을 전두환이 전 국민으로 확대한 거라서 그런 겁니다. 박통이 하라면 해야지, 별수 있겠습니까? 부자들이라고.

아무튼, 부족한 대로 그렇게 군화와 칼로 시작하여 끌고 온 덕택에 우리는 적은 돈만 내고(서민 70%가 내는 돈이 전체재정의 30%쯤) 똑같은 서비스를 받아온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저렴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강제보험을 정부가 틀어쥐고 가격까지 너무 싸게 억지로 매겨놔서 그런 것도 있답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싫어하는 거고. 아무튼,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지니 넘어가겠습니다.

그 래도 일단 저렴한 의료를 유지하는데 의사들, 특히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등 보험과 의사들의 희생이 꽤 있었다는 건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욕하지들 마세요. ^^ 물론 보험이랑 상관없는 피부, 성형 요런 건 욕하든 말든…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보험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누군가는 짜증나겠습니까?

건강보험 시스템하에서 각 주체별 손익계산을 써보면

1. 부자들 -> 매달 수백만 원 내고 병원 갈 일 없는데 짜증남. 매우 손해임.
2. 보험사들 -> 이윤율 50%쯤 되는 엄청난 사업 못함. 군침 흘리고 있음.
3. 의사들 -> 특히 보험과 의사들 엄청나게 짜증남. 자장면 강제로 천원에 파는 중국집 사장 심정과 비슷.
4. 서민들, 평민들 -> 꽤 좋은 제도임. 돈 얼마 안내고 매우 좋은 서비스 받음.
5. 정부 -> 돈 얼마 안들이고 의료제도 해결.

이 런 상태라서 1번, 2번, 3번이 건강보험을 바꾸거나 깨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면 4번, 5번이 좀 막아줘야 할 텐데, 4번들은 정신 줄 놓고 뭐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일단 삼성 �오~ 명박이짱~ 이러면서 자기들 금송아지를 걷어차질 않았습니까. 5번은 4번 챙겨주는 본연의 책임 등한시하고 1번 2번이랑 붙어먹지를 않나…

그러니 이게 유지가 되겠습니까?

그 시발탄이 "당연지정제 폐지" 입니다. 당연지정제가 모든 병원 100% 강제계약에서 벗어나면 일단 병원들이 건강보험 말고 다른 민간보험 회사들이랑 계약할 수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벗어나는 민간보험 병원들이 생겨납니다.

' 우리 디씨병원은 AIG보험 환자 받습니다.' 이렇게 되는 거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민간보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아마도 1번 부자들이 이 대상이 될 겁니다. 돈 좀 있어서 좋은 의료 받고 싶으며 지불능력도 되는…

부자들이 이런 고급병원들 이용하게 되면, 건강보험에다도 다달이 수백씩 내고, 삼성보험에도 또 수백씩 내고… 이렇게 해줄까요? 아닙니다.

사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양측 보험에 모두 돈만 내준다면, '부자들 좋은 병원 이용하든 말든 우리 같은 서민들은 아무 영향 없지'라며 몇몇 사람들이 이렇게 믿고 있던데… 그래서 민간보험 해도 서민 문제없다 머 이렇게 생각하던데…

하지만 그렇게 할거면 보험사랑 병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못합니다. 저렇게 이쪽저쪽 쌍으로 돈 내줄만한 부자들만 대상으로 해서는 민간보험사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윤이 안 나니까요.

그래서 정부에서 아마 부자들이 민간보험으로 갈아타면 건강보험에 돈 안 내도 되게 해줄 겁니다. 시장 만들어야 되니까요. "나 어차피 민간병원만 다닐거니까 건강보험 탈퇴하겠습니다." 이럴거다 이겁니다.

나머지는 돈 없어서 고급병원 못 가니까 그냥 공보험 남는다 치고, 자 그럼 건강보험 불만인 부자 상위 5%가 탈퇴한다면,

지 금 시스템의 건강보험에서 100명이 모여서 소득에 따라 걷은 돈 월 100만 원을 가지고 나눠쓴다고 가정하면, 다섯 명이 탈퇴해서 95명. 그런데 그들이 그냥 다섯이 아니라 월 30만 원 부담하던 부자 다섯이라, 30만 원을 들고나간단 말입니다.

그 러면 이제는 95명이 70만 원 가지고 나누어 써야 합니다. 이전 같으면 1명당 만원(100만 원/100명)씩 쓸 수 있던 게 1명당 칠천 원(70만 원/95명)으로 떨어집니다. 그럼 어째야 할까요? 당근 예전에 보험에서 커버해주던 병들을 빼야합니다. 보험지급범위가 축소된다 이겁니다. 자꾸 부실해지고요.

이번에는 아까 못 나간 15명(100명 중 소득 6등~20등)이 불만을 가질 겁니다. 공보험이 이전보다 부실하니까요. 이 정도면 민간보험 가는 게 낫겠다 싶어지는 겁니다. 그럼 이번엔 이 사람들이 또 탈퇴합니다. 이들도 30만 원쯤 들고나갑니다. 이제 80명이 40만 원 가지고 나눠쓰는 시대. 1명당 오천 원.

두 사이클만 돌아도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돈이 만원에서(100만 원/100명)오천 원으로 떨어집니다.(40만 원/80명)

이렇렇게 몇 바퀴 돌면?

뭐 점점 오그라들다가 그냥 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돈 모아 도와주는 민망한 보험이 되든지 아예 없어지든지 하겠지요.

당 연지정제에 예외 인정해주는 순간 이런 식으로 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건강보험 없애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당연지정제 예외 인정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느낌이 확실히 다르지요? 하지만 사실 같은 말입니다. 아마도 반발심리 줄여보자고 일부러 이렇게 추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데도 당연지정제 깨봐야 건강보험 붕괴 안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 까 말한 것처럼 상위권 부자들이 민간보험사에도 수백씩 내면서 서민들 위해 건강보험에도 수백씩 예전처럼 턱턱 내준다면야 건강보험 유지되겠지요.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 비용까지 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그렇게 할 거면 애초에 민간보험 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되므로 하나마나입니다.

시장 만들겠다는 게 결국 부유층 끌어들이겠다는 건데, 부유층 까면서 시장 만든다? 말이 안되지요. 당연지정제는 콜라병 뚜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뚜껑은 따도 콜라는 안 넘치겠지… 하고 기대하는 셈입니다.

그 동안 건강보험 쓰던 사람들이 이런 식의 길을 따라서 대부분 민간보험으로 흘러들어갈 거고 이게 의료산업화의 끝이 될 겁니다. 자기들은 그때그때 더 나은 보험을 찾아 옮겨갔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에서 밀려나 민간보험에 끌려들어 가게"되는 꼴이 됩니다.

물론 그때 가입하게 될 보험이란 건 항목별 수가가 이전보다 꽤 비싼(30만 원짜리였던 맹장수술이 300만 원은 될) 것들로 구성되었을 테고, 돈 못 번다고 부자들 돈 끌어다 도와주지도 않으며 지급률도 30% 수준이라 낸 돈의 30%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그러므로 건강보험보다 대여섯 배 이상의 보험료를 다달이 내고 예전보다 훠~~얼씬 모자란 서비스를 받게 될 겁니다.

뭐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니죠.

의 료산업 쪽에 꽤 많은 고용이 창출되며, 대기업들은 큰 이윤을 거두게 될 테고 부자들은 예전과 같거나 적은 돈을 내고도 미국영화에서나 보던 깔끔한 병원에서 여러 의사에게 둘러싸여 양질의 서비스를 받겠지요. 물론 수명도 늘어날 것이고…

또한 실용정부(막상 부르려니 어색하구먼)는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자화자찬할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90%밖에 안 되는 서민들만 좀 불편할 뿐이지 나머지에게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소리입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요약하면,

1. 당연지정제 손보는 순간 건강보험 붕괴로 쭈~~욱 이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2. 건강보험 매우 좋다. 있는 사람이 돈 대서 없는 사람 아플 때 돈 주는 제도니까.

3. 부자들이 불만이고 민간보험사랑 손잡고 자기들끼리 놀려고 한다. 없는 사람한테 돈 안주게 된다.

4. 없는 사람들끼리 절대 건강보험 유지 못 한다.

5. 고로 당연지정제 폐지하고 건강보험 유지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6. 서민들 용 민간보험은 현행 건강보험보다 훨씬 비싸고 질은 떨어질 거다. 하지만 이거 써야 됨.

7. 대통령 잘 찍자. 꼬우면 돈 벌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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