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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 인터넷과 촛불집회 그리고 대한민국의 운명

봄돌73 2008. 6. 27. 14:51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875623

 

 

국민이 다음 아고라에 모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아고라 자체가 국민 여론의 여과없는 통로이지 여론 왜곡은 아니다. 국민 여론이 잘못될 수도,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되었거나 오류가 있어도 국민 여론 그 자체이지 국민의 여론이 왜곡되어 있지는 않다.

 

다음 아고라는 바로 가공되지 않은 날것 그 자체로의 국민 하나하나의 의견이다. 여론 자체란 말이다. 다음 측에서 메인화면만을 편집한다. 하지만 베스트로 올라오는 글들은 순전히 네티즌의 추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메인화면에 올라오는 글들의 편집권이 아직 네티즌에게는 없지만 그렇다고 메인 화면에 올라오는 글들이 여론의 왜곡은 아니다.

 

메인에 올라오는 글들 역시 네티즌 개인이 올린 의견 그대로일 뿐이다. 여기에 또한 여론이 모일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바로 드러난다. 왜곡된 여론이 아닌 여론 그 자체가 바로 드러난다.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으면 아무리 대문에 올라온 글이라도 바로 반대표를 던진다. 한나라당 디지털 위원장의 글이 하루종일 대문에 올라와 있었어도 반대표만 무수히 받았을 뿐이다. 실시간으로 여론이 집약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아고라에서는 국민 누구든지 소통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그렇게 부각시켜 강조하려던 일부 문제있는 네티즌의 의견도 다음 아고라가 아무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날 것의 국민 여론 그 자체가 올라온다는 증거이지 여론이 왜곡되었다는 증거가 아니다. 

 

어떤 국민도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음 아고라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국민들이 모이고 다양한 형태의 글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동의하는 글들에 추천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토론한다. 여론이 그때그때 글과 추천 그리고 댓글에 의해 여과없이 드러나는 소통의 공간이지 여론이 왜곡되는 공간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의 의견에 오류나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조차 여론왜곡이 아니라 여론 그 자체일 뿐이다. 만약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면 다음 아고라에 와서 올리면 된다. 합리적으로 말하면 된다. 그게 바로 잘못된 의견을 바로잡는 방법이지 밖에서 여론의 왜곡이라고 몰아부치며 무시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지금의 여론 자체가 이명박 정부에게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명박과 한나라당과 진성호 의원은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국민 하나하나의 날것의 의견을 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이 정성들여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올려놓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그게 독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여론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 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갈 수 밖에 없었는가? 대한민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국민이 나서지 않아도 막아줄 것이라고 믿을 구석이 대한민국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행정부는 대통령 이명박에 의해 장악되었고, 국회는 한나라당에 의해 장악되었다. 그럼 검찰은 믿을 수 있는가?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적절히 견제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꼬리곰탕집에서 비공개로 식사를 한 것을 두고 조사했다고 자랑할 때부터 국민 앞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뻔뻔한 검찰의 실체를 보았다. 

 

사법부도 못 미덥다. 헌법재판소도 똑같다. 지난 날 개혁적인 정책을 발목을 잡은 곳은 다름 아닌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였다. 상당히 보수적인 색채를 넘어 수구집단으로서의 이미지를 띤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의 법관들이 대한민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 바로잡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은 없다.

 

언론은 어떠한가? 조중동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고, 그나마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방송들은 이명박과 최시중에 의해 장악되기 일보직전이고, 경향과 한계레 등은 영세적인 위치에서 힘겹게 발행되고 있다.

 

야당은 어떠한가? 민주당도 민노당도 실망스럽고, 진보신당은 국회의원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제대로 그 역할을 해줄 야당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지식인 사회는 어떠한가? 일부 교수들은 말도 안되는 이명박의 대운하 정책에 양심을 팔아 앞장서고, 일부는 제자들을 내팽겨쳐두고 공천을 받아 한 자리 하는데 관심만 보인다. 그래도 양심적이고 올바른 교수들이 모이고 성명을 발표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무시하면 그만이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국민 이외의 공적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잘못된 독주를 두 팔 벌려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남아있지를 않다. 국민 스스로 밖에 남지를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그 많은 하자 중 어느 것도 지난 대선에서 공적인 시스템이 작동하여 분명히 밝혀주지 않았다. 오히려 덮어주는 데 급급한 꼴만 국민은 목격했다.

 

거리로 나가는 마지막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국민이 두 팔 벌려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한다는 여론이 인터넷에서 뚜렷하게 집약되었을 뿐이다. 사실상 서로 아무 관련없는 국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소통할 공간은 인터넷 말고는 거의 없다.

 

어떤 조직도 갖추지 않고, 어떤 학연이나 지연도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광화문으로, 서울광장으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터넷에서의 소통이 이루어놓은 결과이다. 그리고 그 소통 속에 대한민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존재가 국민 뿐이라는 절박함을 느껴서이다.

 

국민이 거리로 나가면 대통령은 귀를 귀울이고 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먹통이니 국민도 똑같이 상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 이명박 정부는 마지막으로 나선 국민의 저항만 넘기면 자신들 세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광화문의 시민들만 치워버리면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끝까지 불도저처럼 싹 밀어버리며 내달릴 수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국민도 더 절박해진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의병들이 광화문에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이문열이 그토록 원하는 의병들이 바로 이명박이라는 불도저가 대한민국 금수강산을 밀어 쑥대밭을 만들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청와대 바로 밑에 그 불도저를 막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아직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는다. 말로만 사과했을 뿐 불도저가 그 시동을 켜고 언제라도 대한민국을 밀어버릴 태세로 국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미 이명박은 국민을 쓸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을 망치겠다는 의지를 한층 더 단단히 먹은 듯이 보인다.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어찌 될 것인가.

 

배수의 진에 떠있는 작은 조각배들, 그 하나하나의 촛불들이 대한민국에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니 대한민국의 운명이 너무나 풍전등화로다. 광화문 앞의 이순신 장군이 부디 국민 하나하나 작은 조각배들을 이끌어 대첩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로 인도해주길 바래본다. 광화문대첩을 이루는 그 날까지 오늘도 내일도 광화문에는 작은 조각배들이 촛불을 켜고 배수의 진을 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