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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빠른 길

봄돌73 2009. 1. 8. 11:09

출처 : http://www.phpschool.com/gnuboard4/bbs/board.php?bo_table=talkbox&wr_id=1371759&page=1&sfl=&stx=&spt=&page=1&cwin=#c_1371794



꿈꾸는 바보 - 18. 쉽고 빠른 길


쉬운길..

누군가 바둑을 공부하는데..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
고수를 찾아가 물었다..
  "좀 쉽게 바둑을 배울 방법이 없을 까요?"
고수가 대답했다.. 
  "그런 거 있으면 나좀 가르쳐 주게.."


빠른길..

검을 배우고자 하는 청년이 집을 떠나..
암자에 기거하는 고수를 스승으로 섬기고자 하면서 물었다..
  "스승님을 따라 제가 열심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스승이 대답한다..
  "한 10년은 걸리겠다."
  "저는 늙으신 부모님도 있으니 빨리배우고자 합니다..
   만약제가 더욱 열심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그렇다면 30년은 걸리겠다."
청년이 당황하며 다시 물었다..
  "아까는 10년이라 하시고 이젠 30년이라 하시니..
   제가 정말로 죽기살기로 배우고자 한다면..
   얼마나 걸리겠는지요?"
  "그렇다면 나를 따라 70년은 배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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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왕자를 읽어본 사람이면, 처음에 나오는 보아 구렁이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지은이는 보아 구렁이가 먹이를 씹지않고 통채로 삼키며,
그로 인해서 먹이를 소화시키기 위해서 6개월이나 잠만 자게된다는 이야기를 서두로 어린왕자를 시작한다. 


#2

본인은, 그 동안 IT 관련 강의를 자주 하면서,
프로그래머에게서 "왜?" 라는 단어가 실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본인이 만나본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으므로, 지나친 일반화에 빠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 아는 프로그래머들 조차도,
그것을 "왜?" 해야하는 지는 모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본인은 강의를 통해서 많은 질문은 한다.
  "프로그래밍이란 무엇입니까?"
  "문서는 왜 만드는 것입니까?"
  "객체지향적 프로그래밍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대답하지 못한다.

갑작스러운 질문은 당황하게 한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실에 대한 질문은 더욱 그렇다.
누군가 본인에게 저런 질문을 한다면, 때릴지도 모른다 ㅡ.ㅡ
그런 면에서 수강생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는 바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상태라면
프로그래머로서의 경력이 조금은 아깝다고 생각한다.

 
#3

근간에는 인터넷이나 지면을 통해서 "말하기를 잘해야 한다" 라는 주장을 자주 접하게 된다.
말하기를 잘해야 진정한 고수라는 이야기도 간간이 들리고 있다.

이것은 마치 그림자를 만들어서 실체를 세우고자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는 것이 올바르고,
아는 것에 깊이가 있으며,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은,
당연히 그 해당 분야에 대해서 말을 잘하게 된다.

물론, 아는 것이 많아도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말하기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긴하다.

하지만, 고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보면,
그 표현은 다소 거칠고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너무나 훌륭한 강의에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된다.

고수는 누군가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하수는 듣고 주어 담기에 바쁘다.
그러니, 고수는 말하기에 능해지고,
하수는 다른 이를 배려하여 설명할 능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그러한 결과적 특징만으로, 이넘의 멍청함에 길들여진 사회가,
말하기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결국,
요란한 깡통소리에 이끌려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가속화하겠다는 심보인 것이다.

 
#4

가끔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한 프로그래머들이 자신감에 넘쳐서 실족하는 경우를 본다.
또는, 짧은 기간 동안 무엇인가 터득한 자신을 자랑하는 구렁이 체질의 프로그래머들을 본다.

하지만, 자신이 삼켜버린 지식 덩어리가
제대로 소화되려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동전 10 개를 쌓는 게임이라면,
아무렇게나 대충 쌓아도 그만이다.

하지만, 동전 100 개 또는 그 이상을 넘어 높이 쌓는 게임이라면,
밑 바닥부터 정성과 세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중간에 쓸모없는 탑이 되고 말 것이다.

초반에 서두를 수록 그로인해 파급되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뿌리가 흔들리면 거목도 속절없이 나무토막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식을 삼키는데 있어서,
"왜?" 라는 근본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작정 삼켜버린 지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보아 구렁이처럼 6개월이 아닌,
평생을 지식의 바닥 위에서 잠을 자게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5

"깊이를 아는 물방울은 파도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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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 61. 풀 한 포기도 아는 인생

풀 한 포기도 아는 인생을
사람들은 너무도 어렵게 산다.

봄에 자그마한 씨앗조차 그 몸가짐이 조심스러운데
사람만이 시작부터 조바심을 내고 지쳐버린다.

여름에 모든 생명들이 힘차게 뻗어 기지개를 펴는데
사람만이 뒤돌아보며 멈춰 서서 시들어 버린다.

가을에 온 세상이 조용히 자신을 돌아 보는데
사람만이 늦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실수를 저지른다.

겨울에는 모든 생명들이 봄을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사람만이 준비를 서두르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