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426323&RIGHT_DEBATE=R4
"넘의 골프카트는 몰 줄 알아도"에서 빵~
미국에서 20년을 살았다는 것은, 이곳에서 운전을 그만큼의 시간 동안 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미국 서부에서, 운전을 못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기다려서 버스나 다른 공공 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거나, 혹은 남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됨을 뜻합니다. 이 때문에 운전면허는 필수로 따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우리나라처럼 '실력'을 보는 게 아니라 '얼마나 운전을 안전하게 하는가'를 보기 때문에, 때로 한국에서 택시 운전을 하다 오셨다는 분도 한번에 합격하지 못하고 몇번만에야 면허를 받게 되는 경우도 보곤 합니다.
저도 젊을 때엔 사고도 몇 번 내고, 스피드 티켓도 받고 그랬습니다만, 확실히 나이가 먹었다는 것의 반증인지, 지난 10년간은 스피드 티켓 한 장 없을 정도로 기록이 깨끗합니다. 왕년의 그 화려했던(?) 전력 때문에 보험료 꽤 올렸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범운전 했다고 보험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보내주는 일종의 상금(솔직히 지금까지 보험료 잘 내주고 사고 안 내어 보험회사 돈벌게 해 준데 대한 리베이트?)을 계속 받기까지 하니, 과거의 철없던 시절은 지나간 모양입니다. 몇년 있다가 아들넘들이 운전 시작하게 되면 그때부터 아마 또 골치아프게 되겠지요.
사고를 내거나, 티켓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마음이 조급할 때, 그리고 시간이 밭을 때 꼭 이런 일들이 생기는 듯 합니다.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일단 마음이 안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내 목적지가 정확할 때, 우선 시간을 재어 여유있게 집에서 나와야 합니다. 물론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걸릴 만한 시간보다 15-30 분 정도만 일찍 나온다면, 마음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급차선변경을 할 이유도 없고 과속을 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핵심은 마음의 여유인 것입니다.
그 말은, 이런 여유 없이 서두르다가 꼭 무슨 말썽이 나고 사단이 생긴다는 것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요즘 정부 여당이 4대강 개발이나 세종시 개발을 거의 목숨걸고 추진하는 걸 보고 있자면, 아무런 컨센서스 없이 급차선 변경을 하는 자동차를 보는 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그것도 자기 임기라는 주어진 시기 안에 뭔가 일단 만들어보려고(그 속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는 건지, 그게 오로지 길이라고 가는데, 문제는 그것을 위해 핸들을 자꾸 한쪽으로만 꺾으니 노견 바깥으로 자동차가 나가 버린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꾸 '우회전'만을 강조하다 보니, 앞으로 나가야 할 차가 앞으로는 못가고 뱅글뱅글 제자리에서 돌아버리는 것과 비슷한 꼴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우회전을 하는데 계속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길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후사등의 역할을 해 줘야 할 언론도 우편향으로 바꾸고, 사회의 안내 표지판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계와, 심지어는 종교계까지도 우편향으로 바꾸려 하는 판입니다. 그러니 차가 앞으로 나갈 리가 없습니다. 자꾸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든 핸들의 균형을 맞춰 앞으로 나가고 있는 사이, 대한민국은 우편향 우편향으로, 핸들을 꺾고 뱅뱅 도는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과거 10년 정권의 개혁 수준은, 솔직히 제 눈으로 보기엔 그것을 '좌편향'으로 부르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아도 친다'는 말처럼 핸들을 조금 풀어주고 보다 앞쪽으로 나가겠다는 의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를 '좌편향'으로 모는 것은, 오히려 진짜 좌파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우측으로만 꺾어 왔던 핸들을 조금 풀어주고, 그것을 천천히, 자동차에 무리 안 가게 푸는 그런 운전자가 필요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것을 잘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정권 들어 핸들은 다시 오른쪽으로 바짝 꺾였고 여기에 쓸데없이 마음이 급한지 가속기까지 눌러대고 있습니다. 코너링의 기본은 속도를 줄이는 것이고, 핸들을 제때 풀어야 차가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그러나 넘의 골프카트는 몰 줄 알아도 자기가 운전하는 국가라는 자동차의 핸들을 잡고 있는 운전수는 계속 오른쪽으로만 핸들을 꺾으려 하니, 다른 차들은 모두 앞으로 나가는 사이에 이 자동차는 뱅뱅 돌기만 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조금 방향을 틀어놓은 차의 핸들을 속도 내어 꺾으려 하면 전복의 위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운전사는 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증언을 들으면서, 저는 이 운전수가 표지판까지도 제 마음대로 바꾸려 하는 황당한 운전수임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안전운전 합시다.
그리고 차는 앞으로 가야 쓸모가 있는거지, 한 자리에서 뱅뱅 돌면 아무짝에서 쓸모 없는 겁니다.
여기에, 혼자서 마음만 급해 밟아대는 운전자는 결국 사고를 치게 된다는 것도 알았으면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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