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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는 전쟁이냐, 평화냐 갈림길

봄돌73 2010. 5. 28. 11:37

출처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55186




6.2 지방선거는 전쟁이냐, 평화냐 갈림길
‘발등의 불’로 다가온 한반도 전쟁

(서프라이즈 / 서영석 / 2010-05-27)


‘지구 종말 시계’란 것이 있다.

핵전쟁으로 인류가 사라지는 시점이 시계의 자정을 나타내는 시계다. 처음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의 7분 전에서 출발했다가,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가, 1991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협상에 서명할 즈음에는 17분까지 조정된 바 있다고 한다. (이상 네이버 지식인에서 인용)

이를 원용한다면, 현재 ‘한반도 전쟁 시계’는 불행하게도 미국이 수소폭탄을 실험했을 때와 유사하게 ‘자정 2분 전’을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조차 “설마 전쟁이 일어날 리 있겠느냐”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해외언론들에서는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물론 남한의 극우 강경세력들까지 한목소리로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남북한의 공멸을 의미하는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인 게 어김없는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조건

전쟁은, 특히 현대의 전쟁은 그 어떤 것으로 포장하더라도 국제적 관점에서는 ‘경제적 이유’가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국제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우리나라는 9만 평방킬로미터의 작은 국토에 인구 4천8백 만에 불과하면서도 세계 경제에서는 ‘12위’에 해당하는 경제강국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주력분야를 살펴보면, 한국만의 독특한 분야는 별로 없다.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전자와 자동차, 철강과 조선 등의 분야는 대개가 다 ‘카피 산업’이다. 이들 나라로부터 들여와서 이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곧 한국의 산업기반이 붕괴된다 해도 세계적으로는 별로 잃을 것이 없는 반면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의 관점에서는 ‘얻을 것’이 더 많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남북한의 전쟁으로 북한은 물론 남한의 산업기반이 붕괴상태에 이른다면, 20년 장기불황으로 허덕이는 일본에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기흥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불타오른다면, 가장 쾌재를 부를 곳은 일본과 대만, 미국일 것이다. 대만의 지진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울산의 현대차 공장이 가동불능상태에 이른다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는 ‘만세 삼창’을 부를지도 모른다. 삼성 휴대폰에 밀리고 있는 핀란드의 노키아와 미국의 모토롤라도 ‘축하파티’를 열어 한반도의 전쟁이 자신들에게는 축복이었다고 큰소리칠 가능성이 높다.

남한이 초토화된다고 해서 국제경제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 4천8백만의 시장은 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 중요도가 크지 않다. 오히려 산업기반이 붕괴된 남북한의 전후 복구에 참여해 얻을 경제적 이득이 훨씬 크다고 느낄 것이다. 정치적으로 손해를 볼 국가를 꼽는다면, 역시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도 경제적으로는 남한의 산업기반이 붕괴되는 것이 손해될 리는 없다. 여러 분야에서 이미 중국은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쟁국이 전쟁으로 붕괴된다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전쟁을 하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미국은 구한말, 한반도와 필리핀을 교환했던 카쓰라-태프트 밀약과 유사하게, 대만을 넘겨주고 북한을 받아내는 ‘정치적 밀약’을 중국과 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국제경제적 조건은 확실히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하기보다는 부추기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큰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전쟁의 조건 2 - ‘가상 시나리오’

아무리 국제경제적 관점에서 전쟁 가능성이 높아도, 당사자들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북화해정책을 기반으로 했던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시절이 그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정책기조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이명박 정권이라고 해서 무작정 전쟁에 찬성할 리는 없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국내적 손실이 감내할만하고, 단기전쟁으로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확신만 선다면, 전쟁도 ‘선택 가능한 하나의 방안’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보인다.

설사 전쟁까지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것이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정권에 훨씬 이익이란 점도 문제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북풍’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 않은가. 만일 전쟁이 극우강경파에서 주장하듯이 ‘단기결전’으로 끝나 북한이 붕괴한다면, 이명박 대통령 자신은 남한 정부 수립 후 최초의 ‘통일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환상’을 품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금 당장은 서로 “전쟁도 불사한다”는 엄포를 놓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단기결전’을 전제로 한 전쟁론에 힘을 실을 개연성이 너무도 크다.

북한은 어떤가. 북한은 현재 정권붕괴에 이를 정도의 경제위기를 겪는 중이다. 따라서 북한은 내부 단속 차원에서 전쟁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입으로는 전쟁도 불사한다고 큰소리칠 수밖에 없다. 내부 위기를 외부와의 분쟁을 통해 해결한다는 전형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이 외면한 상태에서 한미 양국과 전쟁을 치르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형식적으로는 남북한의 전쟁이 되겠지만,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공군력을 미군에 의존하는데다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는 현실에서는 남북한의 전쟁은 필연적으로 미국의 묵인 정도를 넘어 적극적인 개입 상태에서 치러지게 될 것이다), 시간이 문제일 뿐 김정일 정권의 붕괴는 눈에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따라서 어느 시점을 지나 남한이 진정으로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나온다면 의외로 북한은 꼬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마치 전쟁 직전의 이라크가 미국에 사실상 ‘백기항복’을 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인 정권의 붕괴란, 그들로서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을 계속 내걸어 전쟁으로 치달았다. 북한이 꼬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정말로 정권 붕괴를 전제로 한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란 판단을 할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북한이 선택할 길은 두 가지다. 정권 붕괴냐, 아니면 남한과 마찬가지로 ‘단기결전’이냐의 양자택일로 몰린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남한과 미국에 단기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혀 두 나라 내부의 전쟁반대론을 이끌어 내고, 약간의 양보를 통한 ‘정전’이란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북한이 전쟁을 선택한다면 그 기간은 짧을 것이지만, 막대한 물량을 동원한 ‘괴멸적 타격전’이 될 공산이 크다.

한미 양국은 전격전을 통해 평양을 점령,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전술을 택할 것이고, 북한은 한반도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서울과 경기도,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전방과 용산, 오산 등에 그들의 무력 대다수(장사정포, 미사일, 특수부대 등)를 투사한다는 전술로 나올 것이다.

전쟁이 진실로 발발한다면 북한이야 붕괴할지도 모르겠지만, 남한에서도 끔찍한 피해를 피해갈 길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인명과 산업기반의 파괴라는 막대한 대가 없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순진한 환상일 뿐이다.


6.2 지방선거는 분수령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정권심판이냐, 아니냐의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명박 정부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든 간에 이미 6.2 지방선거는 한반도 전쟁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다면,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대북 강경정책이 승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반도 전쟁시계’를 자정 1분 전으로 당겨놓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다면, 전쟁불사론은 위축될 것이다. 그렇다고 대북강경론이 우세한 이명박 정권의 본질이 바뀔 리야 없지만, 최소한 또 다른 명분을 찾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해 질 것이다.

 

서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