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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전쟁, 피난가는 우리 부모님들

봄돌73 2006. 11. 7. 15:01

 

어린 자식과 침구를 둘둘 말아 등에 걸머지고 남으로 남으로.

 

 

 

 

 

 

 

 

 

 

 

 

기나긴 피난행렬.

초라한 행색으로 터덜터덜 목숨을 부지하려 앞으로 나아갈뿐.

 

 

 

 

 

 

 

 

 

 

 

 

 

족히 70 은 넘었을 할아버지.

구한말의 어지러운 정세에 태어나 청춘과 장년을 모두 일제 식민시대에

바쳤고, 조국의 독립을 기뻐한 순간도 잠시 말년에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

노구를 이끌고 힘겨운 걸음을 재촉한다. 평생을 고생만 하고 사신다.

 

 

 

 

 

 

 

 

 

 

 

 

아낙들도 어린 여자아이도 모두 머리에 봇짐 하나씩 이고 앞으로 나간다.

달구지를 미는 꼬마가 그저 안쓰러울뿐. 지쳐 몸을 기대고 있는 것일까 ?

 

 

 

 

 

 

 

 

 

 

 

 

불길이 번지는 포화 속, 낡은 가재도구 하나라도 더 챙기고자

허리가 굽어져라 혼신의 힘을 다해 옮기고 있다.

 

 

 

 

 

 

 

 

 

 

 

 

누나에게 질세라 어린 남동생도 봇짐 하나를 짊어지고 종종걸음을 딛는다.

 

 

 

 

 

 

 

 

 

 

 

 

쉬어가는 길.

지치고 고된 길이지만 빵도 물도 어떤 먹거리도 없다.

그저 빨리 이 길을 되짚어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약해 본다.

 

 

 

 

 

 

 

 

 

 

 

 

피난 도중 틈틈이 짐도 점검하고 주변상황도 살펴보는 중.

살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잠시 쉬는 동안  어디론가 향하는 군용차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도 아이에겐 신기한가 본다.

 

 

 

 

 

 

 

 

 

 

 

 

가족단위의 피난민들이 속속 모여들어 잠깐의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는 중.

대세는 한복, 모두 지게에 봇짐 하나씩 이고 고무신 한 켤레에 의지할 뿐.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길거리를 거닐다보면 흔히 마주치는 중년층과 노인들이죠.

사진 속 부모와 아이 중 몇 명이 살아 전쟁 후 다시 돌아왔는지 모릅니다.

 

간혹 어릴 때 겪은 사람들이 무슨 고생이냐고 철없는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어릴 때 겪은 고생이기에 더 힘들고  기억에 깊이 새겨지는 법입니다.

 

사진 속 아이들을 보면 금방이라도 뛰쳐나와 사방팔방 뛰어다닐것 같은데,

그 시절의 우리 부모님들은 결코 그럴 환경이 되지를 못했군요.

 

출처 : 포토 KIN
글쓴이 : 에머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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