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한국경제의 활력은 떨어져가고, 경쟁국들에게 하나둘씩 밀려나고 있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희망을 갖고 열심히 땀흘려 일하려는 나라였다. 그러다가, 2000년 들어서부터 국민들의 경제의 모랄 헤저드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면서 이상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젊은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4년제 대학 간판이나 따서, 넥타이 매고 일하는 자리만 찾는다. 넥타이 매고 일해도, 영업직은 외면한다. 몇 년째 백수생활하면서-차라리 술집에서 서빙을 할지언정, 작업복은 입으려 하지 않는다. 고시다, 공무원 시험이다 해서 한해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고시촌에서 몇 년씩, 심지어 10년 넘게 건달생활을 하고 있다. 공부잘해서 명문공대 가도 중도에 포기하고 지방의 의대나 약대, 한의대로 간다. 얼마전 포항공대 수석졸업한 사람이 의대로 재진학했다는 뉴스를 본 것이 생각난다. 일자리 창출은 늘 넥타이 매고 펜대만 굴리는 곳이나, 의사.변호사.약사만 늘어날 수는 없다.
기성세대들은 어떤가? 있는돈 없는돈 모조리 끌어다 부동산 재테크에 올인중이다. 요즘은 결혼하기전에 먼저 내집마련부터 하려고 한다. 젊었을때 집을 사놔야 나이 들어서도 편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은 틈만 있으면 세컨드나 3rd 아파트를 구입한다. 중소기업 운영하는 사람들도 사업운영보다는 땅이나 아파트 투자가 우선 관심사다. 2002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뒤덮기 시작한 재테크열풍(아파트투기열풍)은 주부고, 샐러리맨이고, 고소득 전문층이고, 공직자고간에 남녀 노소를 가릴것 없이 광풍에 가까운 흐름이다. 편하고 쉽게 돈을 많이 벌려는 풍조 때문이다. 왜 이런 풍조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가? 부동산 게시판에 여러분들도 한번 가보시라. 정말 눈물겨운 글들이 줄줄이다. 배우지도 못하고, 가진것도 없고, 직업도 변변치 못했는데 대출받아 몇년전 목동에 아파트 사서 그것이 폭등해서 지금은 배운사람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었다는 성공담,... 전혀 가진것도 없이 반지하 빌라에서 신혼생활 시작하다가 결혼 5년만에 대출받고, 전세끼고 교통이 나빴던 용인에 아파트를 샀는데 그곳에 전철이 들어오고 주위에 신도시 개발 발표로 지금은 집값이 몇배 뛰어, 앞서 갔던 다른 형제들보다 지금은 되레 더 많은 재산을 갖게 되었다는 성공담..... 지방 이름없는 대학 나와서 연봉 2천도 않되는 30대가 허리띠 졸라매고 졸라매서 종자돈 5천 마련해서 여기에 대출 1.5억받아서 강남에 24평 아파트 낡은 아파트 샀는데 지금은 이것이 13억 되었다는 전설같은 성공담에 용기백배해서 나도 저렇게 되어보겠다며 마음을 다지는 주부들의 댓글들이 줄줄이다. 어제 TV뉴스에는 송도의 오피스텔 분양에 2일전부터 밤새워 줄서는 모습이 나왔다. 이런 사람들이 왜 저럴까? 담요까지 쓰고 밤새워 줄을 서는 저 많은 군상들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고 있는가? 저런 정렬과 노력을 땀흘려 일하고 생산적인 경제현장에 쏟아 부었더라면 과연 지금처럼 경제가 침체되었을 것이며, 삼성 이회장이 말한것처럼 5년후에 암울하다는 전망을 하게 되었을까? 왜 노동의 가치와 부가가치 창출같은 경제활동을 통해서 부자가 되겠다는 풍조가 사라지게 되었나? 과연, 우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것을 탓하기만 해야 할것인가?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사람들이 손쉽게 돈을 벌려는 마음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것에 대해서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게 분위기가 흘러가도록 만든 정부와 사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이 무역에서 흑자나고 먹고 입는데는 지장이 없다. 이것은 과거 우골탑 시절에 배출되어온 기성세대들의 땀의 댓가며 이것을 파먹고 있을 뿐이다. 다 파먹고 나면-아니 거의 바닥이 나고 있는데 앞으로 무엇을 파먹고 살것인가? 2차 단순 제조업은 중국, 인도, 동남아에 밀리고, 첨단-원천 기술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밀린다. 빚얻어 아파트 투기열풍으로 인해서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계속 잘 살수 있을까? 이대로는 않될 것이다. 우리의 자식들에게 더 이상 손가락질 받는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조금 혼란이 오고 어렵더라도 이런 풍조를 종식시켜야 한다. 젊은세대의 직업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실용주의로 나가야 할 것이다. 간판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서 부자가 될수 있도록 해야한다. 편하고 소득이 높은 인기직종의 개편을 서둘러야 할것이다. 과거에는 이과가 다수였지만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갈 때 이과보다는 문과 지망생이 압도적이다. 그나마 이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조차 공대나 자연과학보다는 의대. 약대를 노린다. 변호사나 의사같은 직업군이 더 이상 노후를 보장하고 고소득을 보장해주던 기존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할것이다. 이와 더블어 과학기술인들이 우대되는 경제와 사회 시스템으로 가도록 유도해야 할것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공부제일 잘하는 천재들이 가는곳이 서울대 물리학과였으나, 지금은 의대라고 한다. 포항공대,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공대보다 지방의 의대, 약대, 한의대가 경쟁률이 치열하고 입학점수도 훨씬 높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흐름이 지속되는한 한국경제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부동산폭등 문제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경제를 밑바닥부터 갉아먹는 암적인 요소다. 사람들이 모두들, 아파트가 재산증식에 있어서 가장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다고 믿도록 한 부동산 불패신화를 깨뜨리지 않는한, 경제의 모랄 헤저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젊은 신혼부부들 조차도 필수 생활비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은행이자에 상응하는 대출금을 자기 재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무조건 내집마련부터 하는것이 우선이며 재산증식의 첩경이라는 분위기다. 노장연층에서도 노후대책용으로 연금이나 은행 저축보다는 아파트가 절대적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추세 때문에 대한민국은 온통 재테크라는 용어가 각종 신문이나 언론을 뒤덮고 있다. 땅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공장을 지으려해도 공장용 부지가 비싸니 생산원가가 높아질 수밖에...생산성에 비해서 임금은 왜 이리 높은가? 그러니, 모두 중국으로 동남아로 나가있으며, 그나마 국내에 남아있는 공장에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지고 있지 않는가? 수도권 인근에서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공장 운영에서 오는 수익은 별볼일 없고, 사실은 공장부지 오르는 것이 수익률이 훨씬 크기 때문에 공장이 않돌아 가도 된다고.... 토지와 주택가격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따라서, 우선 주택가격(아파트)부터 잡아야 할것이다. 지금 정부의 대출규제로 아파트 시장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내릴 기미가 없다. 왜 그럴까? 지금의 대출규제는 일시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아파트 가격은 또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계속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이다. 버티다 보면 과거처럼 또다시 오를거라고 믿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팔지 않고 대출이자를 내면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투기세력이 가장 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시간이 감에 따라서 돈가치 하락에 따른 실물재산의 가치 상승이다. 그래서 아파트는 사놓고 무조건 묵혀야 된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을 깨뜨리지 않는한 부동산 대책은 근본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조선일보에서 2002년부터 불어닥친 한국의 아파트 버블 원인을 밝혔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통화를 늘리고, 주택담보 대출을 늘렸기 때문에 버블이 발생하게 되었다고,,,조선일보의 평소 보도행태에 대해서 달갑지 않게 여기지만 원인 지적은 옳다고 본다. 경제의 도덕 관념이 무너진 상태에서 통화를 늘려서 경기부양을 시도하려 했던 것이 애초부터 잘못이었다. 젊은층의 직업관과 기성세대의 부동산 재테크 열풍이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은 한뿌리다. 따라서, 나는 우선 부동산 재테크란 용어가 신문과 방송에서 회자되지 못하도록 즉, 아파트 투기가 더 이상 재산증식이나 노후대책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버블부터 터트려야 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일거라고 믿는다. |
출처 : 경제방
글쓴이 : 재너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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