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거덕~

[스크랩] 전남대 병원 김남희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봄돌73 2006. 4. 26. 17:45
저도 7년차 간호사입니다. 대학병원에서 계속 근무를 하고있습니다.
병원, 간호사 내부의 현실..정말 심각합니다.
이번 사건은 쉬쉬 덮으려하면 안됩니다. 비단 전남대병원의 현실 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간호사 조직은 여성 집단이라는 특수성과 환자의 생명을 놓고 일하는 직업이기때문에 항상 긴장을 하고 일하며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한다는 점, 업무의 마무리가 인수인계를 해야하는점에서 업무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습니다. 거기다 선배들은 그러한 이유로 계속 조여옵니다. 그 조임이란 말씀드려도 이해 못할 정도로 심합니다. 모멸감이라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입니다.간호사들은 태운다는 표현을 하죠. 한 사람 바보 만들고 왕따 시키는거 너무도 쉽게 합니다. 정말 유치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동료라는 개념은 전혀 없습니다. 선배 아니면 후배, 우리 편 아니면 반대 편만이 있습니다.
누구나 인간이기에 실수도 합니다. 하지만 세력자가 실수했을때와 그렇지않은자가 실수했을 때는 너무나 다릅니다. 아마도 김남희선생님도 착하고 여린 분이셨나봅니다. 병원에서는 그러면 살기 힙들더라구요.
저도 너무나 심한 모멸...학대에 자살을 생각한적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학대에 대한 공개를 위해서요...
그러다 내가 죽으면 우리 엄마는 어떡하나...내 동생들은...이런 생각에 다시 독하게 맘을 먹었지만...김남희선생님의 심정 백번만번 이해갑니다.
죽지 못하면 뭘하지하는 생각에 차에 불을 지를까..집에 불을 지를까...별 생각도 다해봤습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간호사란 직업이 너무 좋고 환자를 돌보는 제 일에 소명과 사명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친절간호사로 여러번 뽑히기도 했습니다.(퇴원시 환자설문으로 하는 저희 병원의 방법)그러나 칭찬 받기는 커녕 비아냥거리고...이상하다고 하고 심지어는 제가 무슨 로비라도 한듯하게 상황을 만들어버립니다. 정말 말도 안되고 어이가 없지요...
병원의 신규간호사들은 일을 배워야한다는 명목으로 동네 북이죠...
나이트근무(야간근무)가 보통 9시에 출근하는데 신규들은 청소해야하니까 8시 좀 넘으면 오죠... 청소 다해놓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인계를 받을라치면 인계하면서도 이거저거 모른다며 혼내기 바쁩니다. 그럼 인계 받아도 멍하죠..밤새 일하면서도 혼납니다...신규는 선배들 야식도 챙깁니다. 간식거리 안사오면 소위 싸가지 없는 0이 되버리죠. 죽을똥 살똥 밤새 일하고 아침에 인계를 하는게 문젭니다. 3교대면 8시간 근무 아닙니까? 9시에 출근했다쳐도 10시 11시에 가는건 다반사입니다. 1시 2시에도 갑니다. 제가 이브닝근무 2시에 출근했는데 요즘 한참 카는 신규가 나이트인데 못가고 얼굴이 백짓장이 되어 쭈뼛쭈뼛 서있더라구요. 정작 데이 근무자들은 티타임 중이었구요.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자신도 그렇게 혼나며 일 배웠다고 모두 그러려니합니다.요즘은 혼내는 것도 아니라며..자신이 상처를 무차별 보복으로 치유하는게 말이 됩니까.전 제가 당한게 있어서 그렇게 안합니다. 존대말쓰고 존중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또 제가 혼이나죠...후배에게 잘보이려 한다는둥..기강을 흐려놓는 다는둥...저 아이도 한 가정의 소중한 딸인데...간호사 월급 정말 적습니다. 신규들은 1년정도 인턴이다, 계약이다해소 정말 100만원도 안됩니다...정말 불쌍합니다.
솔직히 저는 병원에서 딱 중간정도 연차입니다. 이도저도 아니고 조용히 살고 있지요. 때론 박쥐처럼말이죠. 태우는게 신규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닙니다.
제 선배 중에 10년차 된 선배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장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똑똑하고 박식하죠. 누구나 장단점은 있지 않습니까..그 선배는 후배 앞에서도 많이 혼나고 멸시를 당합니다. 지저분하다는둥, 옷을 안다렸다는둥..의 이유로..
그런 이유로 혼내는것치고는 강도가 너무 세지요. 선배가 혼나는걸 보는 후배의 마음은 정말 아픕니다. 병원..간호사들이 이렇습니다.
이번 일..그냥 넘어가면 안됩니다...1,2년차도 아닌 12년차 간호사의 죽음에는 깊은 상처가 있는게 분명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간호사들 병원을 떠나려고 안달입니다. 해외취업을 위해 죽으라 공부에 매달리고, 공무원이나 보건교사가 되기 위해 몇백대 일의 경쟁률을 향해 도전합니다.
여러분 관심을 가져주세요...
자살을 옹호하는게 아니라 여러분의 모르는 세상의 고충을 좀 봐달란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출처 : 사회방
글쓴이 : 이쁜이 원글보기
메모 : 제수씨 일하는 울산 동강병원은 안 그런 거 같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