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뽑은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391243&pageIndex=1&searchKey=daumname&searchValue=%ED%88%AC%EB%8D%9C&sortKey=depth&limitDate=0&agree=F

그 유명한 전봇대가 드디어 뽑혔다. 만약 당신이 외국인, 그냥 천박한 지성을 소유한 엉터리 영어강사가 아니라 지적으로 세련된 외국인에게 이 사건을 설명해 보라. 왠지 모르게 찾이 뜨거워지며 부끄러움이 내부에서 치밀어오지 않는다면, 당신의 정신 상태는 보편적인 상태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미국의 부시가 이명박 당선자와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해보자. 미국과 전세계의 언론들은 경멸적인 조롱을 퍼부었을 것이다. 이런 것은 사설의 비판거리조차 되지 못하고, 단지 코미디 프로의 조롱거리이며,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가 전봇대 몇 개를 옮기라고 지시한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사장조차 저런 지시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사소한 문제에 신경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전사장에게는 더 큰 문제가 많다.

 

이 사건이 단순히 조롱거리라면 그래도 괜찮다. 대통령 당선자가 쪽좀 판다고 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큰 피해가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가끔 쪽팔린 짓을 해서 국민들에게 유쾌함을 준다면 그것도 나름대로의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명박의 유머, 라는 책이 나오는 것도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그다지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

 

절차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매우 중요하다. 법률과 규정된 절차체 의해서 일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더큰 피해가 오거나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보고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절차상 자기가 나서서는 안 될 일에 개입해서 엉뚱한 피해를 일으켰다.

 

일단 이당선자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서 엉뚱한 사람들을 비난했다. 전봇대를 옮기고 말고를 결정하는 주체는 공무원이 아니라,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공기업이기는 하나, 국가조직은 아니다. 따라서 공무원을 비난한 이명박 당선자는 생사람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전봇대를 옮기는 비용 5천만원 중 천팔백만원은 해당기업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부담했고, 나머지 3천2백만원은 한국전력이 부담했다. 이것을 보더라도 이 문제는 국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전력과 해당 기업들이 처리해야 할 문였던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의 월권으로 인해 한국전력은 원칙을 어기고 말았다. 전봇대 옮기는 비용은 철저하게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5천만원을 모두 이익을 보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부담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나서는 바람에 한국전력이 엉뚱하게 3천2백만이나 지출해야 했다. 일이 처리되어야 할 적절한 절차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나섬으로써 국가의 기업인 한국전력이 엉뚱하게 돈을 쓰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런 일은 일선 담당자가 적절한 절차에 따라서 알아서 해야 하는데, 자세한 규정을 모르는 대통령이 절차를 무시하고 나서는 바람에 엉뚱한 쪽이 돈을 쓰게 된 것이다.

 

그 리고 5천만원이면 해결될 일을 삼성중공업가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까지 해결하지 않았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가? 그들 기업에게 전봇대 옮기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그 일이 그토록 중요하고 큰 돈과 관련된 문제였다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지금까지 5천만원을 안 썼단 말인가? 이명박 당선자는 지금 헛다리 짚은 것이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에 대통령 당선자가 나서서 엉뚱한 짓을 한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절차와 법적인 질서를 어기고 엉뚱한 짓을 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마치 그의 행동은 박정희나 김정일의 현장지도와 비슷하다. 담당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하지 않고 최고 권력자의 자의에 의해서 국가가 좌지우지되는 후진국형 정부의 모습을 이명박 당선자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법적인 절차에 의해서 운영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민주화 이후 수십년동안 노력해왔는데, 이명박 당선자는 지금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결국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언론이 용비어천가를 써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