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스크랩] 내게는 너무 벅찬 이자 - 대학교 등록금

봄돌73 2005. 12. 20. 20:43
능력과 의욕만 있으면 누구라도
공부할 수 있는 교육 복지 국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교육 평등의 실현, 정부 보증의 학자금 대출이 함께 합니다.

"학자금 대출 신용 보증 기금" 사이트에 있는 글입니다.
http://www.studentloan.go.kr
저 곳은 대학생의 등록금을 대출해 주는 곳입니다.

누가 들으면 진짜인 줄 알겠습니다.
이제 그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상당히 유명한 공대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2005년 기준으로 저희 학교 등록금은 403만원입니다.
전 돈이 없어서 등록금을 대출 받았습니다.
정부가 지원하고, 학자금 대출 신용 보증 기금에서 마련한 등록금을
7% 의 금리로 대출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한달에 2만 3천원씩 이자가 빠져나갑니다.
6개월후에는 한 달에 4만 6천의 이자를 매달내야 하고,
2년 6개월후(대학교 3학년 기준) 에는 13만 8천원의 이자를 매달 내야합니다.

적어도 한달에 13만 8천원 1년에 165만 6천원을 이자로 내야합니다.
3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간다면 군대에 있는 동안도 내야합니다.
1년에 165만 6천원씩 2년-3년 동안 내야 합니다.
아마도 저희 부모님이 고생하시겠지요.
졸업하면 그 때부터는 원금도 갚으라고 합니다.

어제는 집으로 우편물이 날아왔습니다.
이자를 2개월 연체하면 연 17%의 이자를 물리고,
3개월 연체하면 신용불량자 만들겠다고 왔습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출을 받는 학생에게 무슨 돈이 있다고 이 많은 이자를
감당한단 말입니까? 물론 처음이야 잘 모르지요. 왜냐면 첨에는 얼마 안되
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나는 이자 감당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답답합니다.

4학년을 가정해 봅시다. 3200만원 대출 받고(저희 학교 기준)
1년에 224만원씩,
1개월에는 나누어보면 이자만 19만원씩 냅니다.
졸업하면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하겠지요.

이러고도

"능력과 의욕만 있으면 누구라도
공부할 수 있는 교육 복지 국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교육 평등의 실현 "

이딴 말을 한단 말입니까?
차라리 기대나 하게 하지 말지...
왜 쓸데없는 말을 해서 기대를 하게 한단 말입니까? 휴...

전 이공계입니다.
이공계 무이자 대출이라는 것이 있지요.
처음엔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 규정을 살펴 보면...

"이공계출신은 무이자 아닌가요?
이공계라 하더라도 가정형편이 극히 어렵고(예를 들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이거나 의료급여수급권자인 경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선별하여 무이자대출 대상으로 선정됩니다."

위의 말은 학자금 대출 사이트에 써져 있는 말을 똑같이 써 놓은 것입니다.
http://www.studentloan.go.kr 에 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대부분의 이공대 학생에게 무이자 대출의 혜택은 없습니다.
이공대 무이자 대출 차라리 선전을 하지 말지...
기대했었습니다.

그럼 가정형편이 극히 어렵고,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뜻인가요? 그들은 생활비까지 4천만원 대출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이자만 1년에 280만원입니다.
집이 국민기초 생활 수급권자가 이 돈을 어떻게 낼까요?
대학은 다니고 싶고, 이자 감당은 안되고, 결국 신용불량자 밖에 될 것이 없습니다.


능력과 의욕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능력과 의욕이 있으면
대학생 때 알바해서 정부와 은행에 이자내야죠.
어쩌자고 이따위 정책을 짜놓고서 생색을 내고 있는지...

우리나라 정부는 이공대 학생 지원한다고 말할 자격없습니다.
저 솔직하게 좋은 대학 다닙니다.
공부 아주 많이 시킵니다.
일주일에 3-4번씩 퀴즈, 4-5개씩 레포트
한 학기에 3차까지 큰 시험,
어려운 물리 공식을 이해하려면 하루종일 공부해도 따라가기 힘들더군요.
알바할 시간 없습니다.
은행 이자 내려면 알바 뛰어야 하니까요.
학교 다니려면 생활비도 최소 30만원은 필요합니다.(차비10만 + 식비20만)
-지하철비 2천5백원, 구내식당에서 끼니당 2천5백원씩 2회, 기타 2-3천원정도
기타 책값, 복사비...
저도 제가 가난한 것이 싫습니다.

대학교는 매년 5%이상씩 등록금을 올립니다.
저희 학교의 총장님은 적어도 한학기 1천만원씩은 받아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Y총장님 global을 외치시면서 세계적인 대학과 등록금을 비슷하게 맞추시려나
봅니다. 학교에다가 global을 어찌나 많이 써 놓았는지...

대학은 등록금을 올리고, 정부는 빌려준답니다.
이자 비싸게 받고, 아! 참 잊을 뻔 했군요.
보증도 해준답니다.
당연히 보증료도 정부가 받습니다.
정부가 보증보험의 수익도 챙기려나 봅니다.
그 것까지 그리도 탐이 났을까요?

외국도 대학 등록금 빌려줍니다.
학교 다닐 때는 무이자.
졸업후에는 이자.
- 어느 나라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연말이면 전국의 보도 블럭을 교체합니다.
그 비용이면 대학생들 이자부담 지금의 반으로 낮춰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나라는 등록금으로 이자 놀이를 하다니...
대부분 집이 있는 친구들은 차라리 주택 담보 대출을 받습니다.
부모님이 도와주는 경우이지만요.
이자가 7%보다 싸니까요.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을 정도면 정말 가난한 대학생입니다.
집도 없고, 가난한데
쓸데 없이 공부는 잘합니다.
머리는 안좋은데 죽어라고 열심히 공부하니까 되더라구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교때는 이놈의 이자와 생활비 때문에 알바를 하다보니 시간이 없네요.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많지만,
이것도 매우 안타깝네요.

가끔은 차라리 공부를 못해서 대학을 못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해요.
나같은 놈이 대학에 간 것이 죄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자가 4.75%였는데...
이것도 많았는데...
올해 갑자기 정부가 보증을 해줄테니까 7%로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대출한도도 팍팍 올려주겠다네요.
대학생이 봉으로 보이나?
가난한 대학생만 골라서 비싼이자로 왕창 빌려주고, 돈놀이를 하다니요?
바로 지난 학기부터 바뀌어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조금만 있으면 다들
느낄 것입니다. 이자내기 힘들다고...
저는 다른 사람보다 숫자에 민감해서 계산을 해보고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힘 없는 대학생이어서 이런 글이나 쓰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능력과 의욕만 있으면
누구라도 공부할 수 있는 교육 복지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등록금 이자율을 예전 수준(4%)정도로만 낮춰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연말에 멀쩡한 보도블럭만 안바꿔도 될텐데...

학자금 대출로 받은 이자합치면 정말 많을텐데...
대체 어디가 쓰는 걸까요?
출처 : 사회방
글쓴이 : think 원글보기
메모 : 에효~ 이노무 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일을 하는 건지...